관세동맹 잔류 등 4개 ‘브랙시트 대안’ 부결…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 커져
  • ▲ 29일(현지 시간) 하원 의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는 테레사 메이 총리ⓒ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9일(현지 시간) 하원 의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는 테레사 메이 총리ⓒ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국 의회가 유럽연합(EU) 관세동맹 잔류 등 브렉시트의 대안 합의에 또 다시 실패하며 ‘노 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영국 하원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테레사 메이 총리가 제출한 브렉시트 합의안 3차 투표를 부결시킨데 이어, 1일(현지 시각)에도 브렉시트 대안 4건에 대한 투표를 부결시켰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달 27일에도 8가지의 브렉시트 대안을 상정해 의향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채택되지 못했다.

    이날 표결에 부쳐진 4개안은 1)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영구적이고 포괄적으로 잔류하는 안, 2)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가입과 유럽경제지역(EEA) 참여로 EU 단일시장에 남는 안, 3) 의회에서 통과된 어떠한 브렉시트 합의안도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하는 안, 4) EU가 브렉시트 연기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기 위해 의회에 주도권을 부여해 브렉시트 취소를 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이다.

    이 중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첫 번째 안은 찬성 273, 반대 276의 불과 3표차로 부결됐다.

    BBC는 만약 이 안이 통과됐을 경우 영국이 다른 나라들과 독립적인 무역 협정을 맺지 못하게 됨을 지적했다.

    브렉시트 대안을 모색하는 두 번째 의향투표마저 무위로 돌아가자 메이 총리는 앞서 세 차례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위해 4차 승인투표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은 “영국이 협상을 거쳐 EU를 탈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제 남은 유일한 선택지”라며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합의안이 이번 주에 통과될 경우 5월에 영국이 유럽 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가 5년인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곧 브렉시트의 장기 연기가 불가피해짐을 의미한다.

    매트 행콕 보건부 장관 또한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고 브렉시트를 현실화시키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노동당 당수인 제레미 코빈은 앞서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큰 표 차이로 부결됐음을 상기시키며 3일(현지 시간) 브렉시트 대안을 모색하는 세 번째 의향투표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당초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는 EU에 의해 4월 12일로 일단 연기된 상태다. 만약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5월 22일까지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할 수 있다.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4월 12일에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맞이하거나,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뒤 브렉시트를 장기 연기하는 방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