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 '과거청산위 진단' 토론... "초법적 기구 만들어 표적 조사·해고"
  •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프리덤뉴스 스튜디오에서 미디어연대가 주최한 '공영방송사 과거청산위원회를 진단한다' 토론회가 열렸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프리덤뉴스 스튜디오에서 미디어연대가 주최한 '공영방송사 과거청산위원회를 진단한다' 토론회가 열렸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른바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시행되고 있는 공영방송 KBS⋅MBC의 과거청산위원회가, 특정 정권 시절 보도와 인사를 겨냥한 불법적 보복기구라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프리덤뉴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미디어연대(조맹기·황우섭 공동대표) 제4차 토론회에서 나온 목소리다. '공영방송사의 과거청산위원회를 진단한다'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언론인들은 "두 방송사의 과거조사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연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고 왜곡된 언론 환경을 극복한다'는 취지로 지난 4월 출범한 언론인들의 모임이다.

    이날 토론회는 김용호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기수 변호사(프리덤뉴스) 대표가 기조발제를 맡고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 이순임 MBC 공정노조 위원장이 각각 발제를 맡았다.

    본격 토론에 앞서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학술세미나라기보다는 양 방송사에 설치된 과거청산위원회의 실상을 알리고, 이에 대한 불법성 여부를 가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KBS 진실과미래위원회는 불법 기구"

    김기수 변호사는 <공공기관 자체감사제도의 본질과 그 한계 : KBS 진실과미래위원회 활동의 위법성 小考>란 제목의 기조발제에서 "KBS 진미위는 위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공공기관인 KBS에서는 'KBS 감사'외에 공공감사에관한법률 제3조(적용 범위), 제5조(자체감사기구의 설치), 제33조(중복감사의 금지)에 따라 별도의 합의제 자치감사기구 설치가 불법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KBS진실과미래위원회 설치 및 운영은) 공공감사제도의 내재적 본질적 한계는 물론, 최소한의 전문성과 독립성도 없는 자체감사기구를 두어 방송공사 사장의 입맛에 맞는 중복감사 보복감사를 감행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KBS가 보도기관인지, 조사기관인지 모르겠다"

    이어 발제에 나선 성창경 KBS공영노조 위원장은 <KBS진실과미래위원회는 불법보복기구다>의 제문을 통해 ▲2년 전 KBS기자들이 낸 'KBS기자협회 정상화촉구' 서명과 ▲ 세월호 보도 ⋅ 4대강 보도 ⋅ 인천상륙작전 등 KBS가 투자한 영화의 뉴스 홍보와 그 지시에 불이행한자에 대한 징계 ⋅ 이명박 대통령 당시 KBS1라디오 주례 연설 등 진미위 활동 및 조사 방향을 설명했다.

    성 위원장은 "일상 업무를 한 것을 놓고 특정 정권의 시기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표적 조사⋅기획 조사라는 의혹이 강하게 든다"며 "저들이 말하는 제도개선보다 보수정권에서 일했던 자, 특히 당시 보직자에 대한 조사를 통해 보복을 하려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정권을 찬양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에 우호적으로 보도하는 KBS뉴스에 대해 일반 기자들이 반대 의견이나 반론을 제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 "이것이야말로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위한 계획된 내부 방송장악이 아닌가싶다"고 밝혔다.

    최근 KBS에는 방송사 최초로 '성평등센터' 기구가 설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 위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KBS가 보도기관인지, 조사기관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사에 치중하고 있다"며 "KBS 내부에는 이미 인민위원회, 혁명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고 보인다. 이런 불법기구의 철폐와 해체없이 공영방송 정상화란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 ▲ 이순임 mbc공정노조 위원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순임 mbc공정노조 위원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적자 1,500억원 전망, 직원 해고만 시키고 있어"

    이순임 MBC공정노조 위원장은 <MBC정상화위원회는 비정상의 극치>란 주제로 한 발제에서, 올해 1월 출범한 MBC정상화위의 직원 조사 실태 사례를 소개했다.

    이 위원장은 "MBC는 정상화위원회라는 기구를 출범시킨 후 이전 사장 체제에 적극 동참했던 직원들에 대해 무자비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며 "벌써 해고시킨 직원이 12명이고 수많은 직원들을 중징계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그는 "이로 인해 MBC는 최악의 시청률⋅광고수익⋅사내 분위기라는 3중고를 기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최근 임원회의에서 MBC 적자가 1,5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순임 위원장은 "구내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즐기는 최승호 사장은 본인이 광고주 만날 생각은 못하고 오히려 실무자들에게 '왜 집나간 광고주들을 왜 되찾아오지 않느냐'며 질책했다고 한다"고 개탄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직원들은 무자비한 MBC 정상화위원회의 해체와 더불어 능력있는 사장과 양심있는 감사가 하루 빨리 다시 선임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