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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전문] 박유천 고소녀 S씨 "술집서 일하면 강간 당해도 되나?" 절규

"원치 않은 성관계 맺은 뒤 자살충동 느껴""동종 피해 호소한 여성들 소식에 용기내 고소""법정에서 내 눈 피하던 박유천 얼굴, 지금도 생생"

입력 2017-09-21 19:10 | 수정 2017-09-22 13:54


지난해 6월 14일, JYJ의 박유천(사진)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뒤 무고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던 일반인 여성 S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21일 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부장판사 윤준)는 출판물에 의한 명에훼손·무고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S씨에게 원심과 동일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박유천으로부터 대가를 받기로 했거나, 대가를 기대하고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정황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피고인의 주장이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간주하기 힘들고, 박유천이 피고인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 없어, 원심 판결의 부당함을 호소한 검찰 측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항소심 판결 직후 S씨는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사건 발발 이후 본인이 체험한 일들이나 느낌들을 가감없이 진술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은의 변호사의 도움으로 얼굴을 가린 채 취재진과 마주한 S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S씨는 "원치 않은 성관계를 당했던 그날,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연탄을 피우고 자살을 할까 생각도 했었다"며 "이후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과연 유흥업소 종업원의 말을 믿어줄지도 의심스러웠고, 보복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바로 신고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S씨는 "이후 누군가 저와 똑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바로 112에 문자를 보내고 성폭행 신고를 했지만, 경찰로부터 '성범죄는 증거불충분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성추행보다 기소 가능성이 높은 성매매로 바꾸자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는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혔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과정부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경찰이)성범죄는 증거불충분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성추행보다 기소 가능성이 높은 성매매로 바꾸자는 게 어떠냐고 했습니다. 당연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때문에 사람들이 비난을 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S씨는 "박유천으로부터 역고소가 들어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내가 사는 나라가 맞나? 나는 여태 이런 나라를 믿고 살았던 것인가?'라는 자괴감이 들었다"며 "지금도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서울구치소에 후송될 당시 느꼈던 참담함이 가슴 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S씨는 "막상 수사 기록을 보니 박유천의 앞뒤도 맞지 않는 얘기들이 사실처럼 담겨 있었다"며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겐 화장실에서 강간을 당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것인지, 이런 게 정말 성폭행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S씨는 "나중에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만장일치 무죄' 판결을 받아 기뻤지만, 법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란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고, 제 신체의 일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되는 현실이 너무 괴로웠다"고 밝혔다.

검사님은 심지어 제게 '피를 왜 수건으로 안 닦았냐', '삽입 못하게 왜 허리를 돌리지 않았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수치심으로 눈앞이 흐려졌었습니다. 그런 참담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무고에서 벗어난 걸 기뻐하는 제가 초라했습니다.


S씨는 "법정에서 제 눈을 보고 피하던 박유천의 얼굴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하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울면서 애원했던 그날의 비참한 광경이 제 머리 속에 생생한데, 검사님은 그것이 성폭력이 아니라고 아니어야 한다고 말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밝혔다.

다음은 21일 S씨가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읽어내려간 기자회견문 전문.

▲ 21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이은의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얼굴을 가린 채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S씨. ⓒ 뉴데일리

원치 않은 성관계를 당한 뒤 온몸이 아프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에 가려도 하니 힘이 나질 않아 교회 근처에 주차하고 펑펑 울었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연탄을 피우고 자살, 경찰이 내 핸드폰을 조사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이후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과연 내 말을 믿어주기나 할 건지, 이후에 보복을 당하면 어쩌지 같은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차마 이름을 밝힐 수 없어 신고를 철회했습니다.

그때 경찰관 분이 안타까워하며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연락을 달라고 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충격도 잊혀지겠지 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고소할 수 있을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생리대도 버리지 못한 채 한동안 보관했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기사를 볼 때면 숨이 턱턱 막혔고 가해자를 멋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싫었습니다.

유흥업소 종업원 말을 누가 믿어줄까? 왜 그때 경찰관이 말했을 때 그냥 신고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용기없는 제 자신이 너무 싫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누군가 저랑 똑같은 피해를 당하고 고소를 했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고, 기분이 나쁘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가해자가 누구에게든 그런 짓을 하고 다니면 안된다는 말을 전달해주고 싶었습니다.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연락을 달라던 경찰 분의 말이 생각났고, 그래서 바로 112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막상 고소를 하려 여러가지 힘이 들었습니다. 당시 인터뷰를 했던 기자님을 통해 변호사님의 도움을 받아 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고소를 하고 나니, 무고로 역고소가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제 머리 속에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던 일이었기 때문에 제가 무고죄의 피고인으로 재판까지 받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부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경찰이)성범죄는 증거불충분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성추행보다 기소 가능성이 높은 성매매로 바꾸자는 게 어떠냐고 했습니다. 당연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때문에 사람들이 비난을 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일했던 유흥업소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1종 유흥업소로, 성매매와는 무관한 곳이었습니다. 그나마 출근한지도 2주도 채 지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피해 당한 일을 갖고 떳떳하게 얘기를 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술집 화장실은 그런 공간이고, 술집년이 말이 많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한류스타가 뭐가 아쉬워서 그러냐'고 악플을 달았습니다.

어렵고 누군가 도와줄 가족이 없는 상황에서 혼란스럽고 힘들었습니다.

박유천으로부터 고소가 들어와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경찰에서는 전화를 걸어 '성폭행 심리 상담가를 소개시켜줄까요?'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검찰에서는 구속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너무 무서웠고, 많이 울었습니다.

'내가 사는 나라가 맞나? 나는 여태 이런 나라를 믿고 살았던 것인가?'

수사기관에서 제 이야기를 안 믿어줬다는 사실에 앞으로가 막막하고 너무 억울했습니다.


검사실에서 수갑을 차면서 울부짖었는데 변호사님이 '정신 차리라'고 '오늘 중으로 나올 거야'라고 해주셨습니다.

영장실질심사 후에 서울구치소에 후송됐습니다. 긴 하루가 다 지나고 자정이 돼서야 구치소를 나왔을 때 참담함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허위사실이라는 건지, 가해자는 뭐라고 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막상 수사 기록을 보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가해자가 했던 말들을 다 말하고 싶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가해자의 말이 버젓이 기록에 있는데 왜 가해자의 말을 믿는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유흥업소 직원에 대한 편견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됐습니다.

그러나 유흥업소 직원이기 전에 평범한 여자입니다. 가해자는 "텐카페에서 만나는 여자들마다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르는 화장실에서 갑자기 (여종업원이)가해자의 성기를 XX주고 성관계를 하고 이후엔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지 않은 젊은 여성들에겐 (이런 상황이)자연스러운 일인가요? 유흥업소에서 일을 한다고 (이런 상황이)자연스러운 일일까요? 피해자 4명이 연달아 성폭행이라고 고소를 하고 한 명은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가해자는 법정에서 일일이 성관계를 한 게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들이 유흥업소 직원이라는 이유로 돈을 바라고 고소했다는 얘기를 쉽게 믿어주는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재판 가는 날마다 법정 한쪽에서 따뜻하게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한쪽에서는 눈을 부라리며 '꽃뱀이다' '술집년이다' 수군거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국민 참여 재판을 통해 새벽 2시 반에 들었던 만장일치 무죄라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고 어떤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법정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란 이름으로 불리는 걸 들으며 그 얼굴을 마주하며 고통스러웠고, 제 신체의 일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재판장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괴로웠습니다.

검사님은 심지어 제게 '피를 왜 수건으로 안 닦았냐', '삽입 못하게 왜 허리를 돌리지 않았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수치심으로 눈앞이 흐려졌었습니다. 그런 참담했던 마음을 떠올리며 무고에서 벗어난 걸 기뻐하는 제가 초라했습니다.

가해자는 그런 고통이나 반성이나 할지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것인지 저를 맹목적으로 비판하며 팬들 때문에 자신이 그럴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인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저는 법정에서 제 눈을 보고 피하던 가해자의 얼굴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장에 다시 섰을 때 검사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났습니다. 저분은 나보다 똑똑하실텐데 정말 가해자의 말을 믿는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저를 괴롭히시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지금 저는 무죄를 받아 기쁘지만 이게 마냥 기쁘기만 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박유천씨가 이야기를 하러 화장실에 가자고 해서 따라갔고, 거기에서 몸이 돌려지고 눌려진 채 원하지 않는 성관계가 있었습니다.

하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울면서 애원했던 그날의 비참한 광경이 제 머리 속에 생생한데 검사님은 그것이 성폭력이 아니라고 아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옳은가요? 그나마 제 위안은 변호사님과 여성단체분들, 배심원들과 판사님은 그게 옳지 않다고 말해줬습니다.

변호사님은 법원에서 이것이 법으로 성폭력이 아니냐고 묻는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해 주셨습니다.

법이 처벌해주지 않는다고 제가 당한 게 성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나마의 위안이고 작은 희망이지만 마음이 헛헛합니다. 저는 그 사람의 직업이나 신분이 강간 당해도 되고, 신고하면 무고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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