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측면 지원에서 직접 출마로… 오장섭 충청향우회 전 총재도 배석
  • ▲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19대 대선에 도전할 뜻을 밝히고 있다. ⓒ신용한 예비후보 제공
    ▲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19대 대선에 도전할 뜻을 밝히고 있다. ⓒ신용한 예비후보 제공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물밑에서 지원했던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장관급)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직접 대권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신용한 전 위원장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경쟁의 바다로 거침없이 나아갈 새로운 지도자를 키워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보수의 블레어, 보수의 오바마가 돼 미래를 개척하는 지도자로 우뚝 서겠다"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용한 전 위원장은 자신의 슬로건으로 '오직 일자리, 닥치고 경제'를 내세우며 "경제와 일자리만큼은 어떤 진영논리나 포퓰리즘 요소를 단호히 배격하고 현실에 기반한 공약들만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공약 사항으로는 △청와대 일자리 상황실 설치 △청년부·청년수석비서관 신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확충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착한알바' 인증사업장 공인화 △노장청 세대간 동업창업 인센티브 부여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 △도심 소규모 뉴스테이 사업 추진 등을 제시했다.

    신용한 전 위원장은 "감히 지지해달라고 부탁드리지 않겠다"며 "상처난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갈 시대의 리더가 누구인지 국민이 판단할 때까지 묵묵히 노력하며 기다리겠다"고 호소했다.

    올해 48세로 충북 청주 출신인 신용한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대권 도전 선언을 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 중 가장 젊다. 또, 이인제 전 최고위원(충남 논산) 안상수 의원(충남 태안)과 함께 충청권 후보인데, 그 중에서도 충북 출신인 신용한 전 위원장이 유일하다. 여야를 막론해서도 유일한 충북 출신 대권주자로 분류된다.

    이날 대권 도전 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장에는 자민련 소속으로 3선 의원과 건설교통부장관을 지낸 오장섭 전 충청향우회 총재도 배석했다.

    신용한 전 위원장과 오장섭 전 총재는 지난달 1일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반기문 전 총장을 물밑에서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충북 출신인 신용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반기문 전 총장의 불출마에 따른 정치적 공백 지대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한 전 위원장도 이날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반기문 총장께 드릴 여러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나 자신이 더 정리가 됐다"며 "어느날 반기문 총장이 그만두고나니, 드렸던 리포트들이 나를 향하고 있더라"고, 반기문 전 총장을 측면 지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반기문 전 총장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 이후의 '충북 민심'과 관련해서는 "충청대망론의 열망은 대전·충남이든 충북이든 크다"며 "반기문 총장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생긴 공허함이 안희정 지사에게 옮겨간 것은 언론에서 보여지는 그대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충청대망론은 여전히 살아있고, 어느 누구에게 투영될 것인가는 현실정치의 영역"이라며 "나 자신이 받아낼 수 있을지는 내가 노력하기에 달려 있고, 고향 주민들도 나를 유심히 봐줄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신용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충북 청주흥덕을 지역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권 도전 자체에 뜻이 있다기보다는, 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체급을 불려 내년 충북도지사 선거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질문에 신용한 전 위원장은 "과연 이걸 연습 삼아, 시험 삼아 하겠느냐"며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이 터프하다는 것을 맛봤는데, 결코 장난으로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