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하는 남경필 "보수단일화는 원칙없는 패배"

김무성 의원·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원희룡 제주도지사에 이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까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구도가 '유승민 대 남경필' 양자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선 상대인 유승민 의원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른정당 남경필 지사는 5일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소 개소식에서 유승민 의원이 최근 주장하는 '보수 후보 단일화'론을 겨냥해 "원칙 없는, 비겁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맹공했다.

남경필 지사는 "선거를 치르면 제일 좋은 결과는 원칙 있는 승리를 하는 것이고, 제일 나쁜 결과는 원칙도 못 지키고 승리도 못하는 것"이라며 "보수후보 단일화라는 이야기는 원칙없는 패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보수로 스스로를 좁혀버리면 지금 국면에서는 승리가 불가능하다"며 "우리 당을 출구 없는 터널로 끌고가는 '보수후보 단일화'을 중단하자고 당에 요구하겠다"고 잘라말했다.

배석한 정두언 총괄본부장도 "(보수후보 단일화는) 기회주의적인 주장"이라며 "지금 지지율이 답보 상태이니 다시 새누리당과 손을 잡겠다는 것은 너무나 기회주의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분(유승민 의원)의 언행은 이회창 총재나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강경 보수 일변도였는데, 시절이 바뀌니 어느덧 개혁의 기수처럼 입장을 바꾸고 입장 바꾼 것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그분의 목표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나중에 야당 대표가 목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남경필 지사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강경하게 비판하는 것은 경선 전략의 측면으로 해석된다.

야권에서는 우세한 형국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우상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도 그랬듯이 '야권통합'을 주장하는 반면, 열세에 놓인 국민의당은 특히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완전국민경선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 유력한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는 현재 유승민 의원이 남경필 지사에 비해 다소 우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남경필 지사가 새누리당에 투항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보수후보 단일화'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보수후보 단일화'론에 대항하는 본선 승리 로드맵으로 남경필 지사는 비패권 대연정론을 제안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날 "안희정·안철수·남경필·심상정처럼 개혁적이고 권력을 공유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본선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협력을 하자고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선거 후에 선거 전과 다르지 않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이게 국민이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후보 단일화의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대연정에서도) 과거식 정치를 하겠다는 패권 세력은 제외하는 게 맞다"고 단언했다.

한편 야권에서 같은 '대연정' 아젠다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지지율이 훨씬 높은 현상과 관련해서는 "한 2주 전만 해도 비슷했다"며 "기다려보라"고, 향후 지지율 상승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