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거론 의원들 참석하는 등 '대권주자 양산' 효과 일단 '합격점'
  • ▲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인천광역시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의 '300만 개 일자리 대통령' 출판기념회에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정권 창출이 불가능한 불임정당(不姙政黨)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대권주자 잉태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인천시장을 지낸 3선 안상수 의원(인천 중·동·강화·옹진)은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자신의 저서 '300만 개 일자리 대통령'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출판기념회의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의 대권 출정식이었다. 안상수 의원은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20년간 정치인으로서 받아온 국민들의 신뢰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분연히 나서려 한다"며 "300만 개 일자리 창출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다시 한 번 국가경제를 부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해 40명에 가까운 새누리당 의원들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많은 의원들이 자리한 것은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의도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단 어찌됐든 대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에게 가급적 큰 힘을 실어, 체급을 부풀려주자는 뜻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의도를 굳이 숨기지도 않았다. 인명진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새누리당이 흔히 대선 후보가 없는 불임정당이라는 놀림을 받았는데, 갑자기 애를 셋이나 낳게 됐다"며 "안상수 의원이 새누리당의 새로운 옥동자로 태어났다"고 추어올렸다.

    이어 "짐작컨데 하도 불임정당이라 놀림을 받아서 그런지, 칠형제 팔형제도 문제없이 자꾸 애를 낳게 될 것"이라며 "이제 그 어떤 사람도 새누리당을 향해 불임정당이라는 말을 못하게 됐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 ▲ 대권 도전을 이미 선언한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6일 경쟁자 격인 안상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뒷쪽으로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던 나경원 의원의 모습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대권 도전을 이미 선언한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6일 경쟁자 격인 안상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뒷쪽으로 탈당 가능성을 내비쳤던 나경원 의원의 모습이 보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아울러 "우리 당의 어떤 후보도 대통령이 되더라도 미증유의 어려움 속에서 다시 나라를 세워나갈 훌륭한 인물들"이라고 '아들 자랑'까지 하면서 "새누리당을 다시 한 번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동료 대권주자들도 참석해 서로가 서로를 치켜세우는 모습도 엿보였다. 이날 이 자리에는 이미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같은날 오전 갓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특히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축사까지 했다. 자신이 방금 전 오전에 대권 도전을 선언했는데 안상수 의원이 뒤따라 대권 출정을 한다면, 둘은 서로 경선에서 맞붙는 경쟁자가 된다. 그럼에도 경쟁자의 사실상의 출정식에 아낌없이 발품을 팔아 참석해, 축사까지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또한 서로가 서로의 체급을 키워주려는 배려"라며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위기에 빠진 당을 다잡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실제로 잇따른 대권주자 양산을 통해 새누리당은 탄핵 정국에서 '당 해체'까지 거론되는 등 격심하게 흔들리던 모습에서 벗어나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안상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그간 탈당 가능성이 엿보이던 의원들마저 대거 참석한 것이 그 반증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새누리당 김정훈 나경원 박덕흠 이종배 성일종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바른정당 분당(分黨) 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권 행보 와중에 탈당 가능성을 한 번 이상 내비친 바 있다. 이러한 의원들이 당 대권주자의 출판기념회에 대거 참석할 정도라면, 당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명진 위원장도 이날 오전에 있었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버젓이 이 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함께 모여서 탈당을 논의하고 공언하는 작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며, 대권주자 양산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당내 분위기를 다잡아갈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