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충북지사 공천 진흙탕 싸움 막전막후이정현 사전 접촉설 … '공관위 개입 논란'법정 간 공천 다툼, 23일 가처분 심문 예정
  • ▲ 김수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 시절인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발언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 김수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 단장 시절인 지난 1월 2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발언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 충북지사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특정 후보를 전제로 한 '사전 조율' 의혹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역인 김영환 충북지사가 컷오프된 직후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수민 전 의원이 "김 지사님 허락 없이는 공천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신청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삭발 영상을 공개하면서 "나를 컷오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충북도민뿐이다. 이를 알지 못한 채 부화뇌동하며 불나방 같은 날갯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김 지사의 이 메시지는 공천 절차를 주도한 공천관리위원회와 충북 정무부지사 출신 김 전 의원을 동시에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날 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김 지사에 대한 공관위의 공천 배제 결정이 내려진 지난 16일 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공관위에서 공천 신청을 준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지사님 허락 없이는 안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김 지사가 충북도지사 시절이던 2024년 9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충북 정무부지사로 일했다. 김 지사가 직접 임명한 인사다. 

    해당 통화를 마친 직후 김 지사는 상황의 이상함을 감지해 곧바로 서울로 이동했다. 국회를 찾은 김 지사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결정이고 원칙을 버린 결정"이라며 공관위 결정에 반발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서울에서 청주로 돌아가는 김 지사에게 먼저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저녁 두 사람은 만나 상황을 논의했다.

    김 전 의원은 "일주일 전 이정현 공관위원장을 만났다"면서도 "당시 공천 이야기는 없었고 충북도정 관련 평가만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공천 준비를 해본 적이 없고 절차도 모른다"면서 이 공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공천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정치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설득했다. 김 전 의원은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다음 날인 17일 공관위에 공천을 신청했다. 통화와 면담에서 밝힌 입장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당초 국민의힘 충북지사 공천에는 김영환 충북지사, 조길형 전 충주시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윤갑근 전 충북도당위원장 등 4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공관위가 지난 16일 김 지사를 공천에서 배제한 뒤 17일 하루 동안 추가 공모를 실시하면서 김 전 의원이 새롭게 경쟁 구도에 합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 배제 당일 공관위로부터 '공천 신청 준비' 연락을 받은 점과 그에 앞서 공관위원장과 사전 접촉한 사실까지 맞물리자 공천 절차 전반에 대한 의문이 확산하고 있다.

    뉴데일리가 입수한 김 지사 측의 '공천 배제 효력 정지 신청서'에도 이 공관위원장의 자의적 판단이 공천에 반영됐다는 주장이 담겼다. 김 지사는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 ▲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19일 삭발하는 모습. ⓒ김영환 충북지사 페이스북
    ▲ 김영환 충북지사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19일 삭발하는 모습. ⓒ김영환 충북지사 페이스북
    신청서에 따르면 김 지사 측은 "이 공관위원장은 이 사건 컷오프 결정보다 일주일 전 청원구 당협위원장인 김수민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걸어 위 신청인을 비롯해 4인이 신청한 충북도지사 공천과 관련된 면담을 했다"며 "신청인(김 지사)에 대한 컷오프 결정 직후 피신청인 산하 공관위는 김수민에게 재차 연락해 충북도지사 후보로 공천 신청을 하라고 연락한 것이 김수민에 의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공관위에서는 사전에 추가 모집 후보자를 낙점해 두고 논의를 하거나 현재 여론조사 결과 당선 확률이 가장 높은 신청인을 컷오프한 뒤 면접 심사를 마친 모든 후보자들을 배제하고 면접 심사조차 보지 않은 김수민에게 추가 신청을 하도록 권유했다"며 "결국 공관위가 개인적 목적을 가지고 후보자를 낙점하기 위해서 추가 후보자에게 방해가 될 인물인 신청인을 자의적으로 컷오프 결정을 해 배제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 측은 또 "공관위는 이미 공천 신청을 한 4인을 제외한 내정자 김수민에 대해 공천을 하기 위해 사전에 교감하거나 가장 높은 지지율로 김수민에게 방해가 될 신청인을 사전에 배제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시·도지사 후보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자의적인 판단을 적용해 신청인에 대한 이 사건 컷오프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신청인의 신청인에 대한 컷오프 결정은 피신청인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자율적 영역을 벗어나 기준 및 심사 절차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해지거나 외부에 공표된 것과는 달리 현저히 자의적으로 결정되어 민주적 절차 및 적법 절차에 반해 이뤄진 것인 바, 당헌·당규를 위반해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고 재량권을 남용한 이 사건 공천의 효력은 정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관위 면접까지 마친 4명의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추가 공모'로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공천 설계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공천 절차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후보는 사퇴를 선언하거나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윤희근 전 청장은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정설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종 후보는 특혜가 아니라 검증과 경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김 전 의원의 공천 신청에 반발해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조 전 시장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공천 심사도 끝난 후 '새치기 접수' 등 며칠 간의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보며 지금의 이 당은 내가 사랑하던 그 당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천 신청 취소와 예비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천 논란이 커지자 김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충북지사 후보는 경선을 통해 결정해 달라"며 "존경하는 예비 후보들과 충북을 위한 미래 비전을 함께 겨루고 싶다"라고 전했다.

    뉴데일리는 김 전 의원의 자세한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김 지사가 법원에 낸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 사건 심문은 오는 23일 열린다. 김 지사 측은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