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요건·지방자치 강화 등 개헌 우선순위李 대통령 "단계적 개헌도 하나의 사례"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은 후순위로 밀려野 "특정 사안만 개헌 … 졸속 우려 커"
-
-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본격적인 개헌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같은 국민 이견이 적은 사안부터 정부 차원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같은 권력 구조 개편안이나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등은 후순위로 밀려 '선택적 개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정부 차원에서 개헌에 대해 우리가 무언가 주도할 단계는 아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하자"면서 "단계적, 점진적인 개헌도 하나의 사례로 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구체적으로 5·18 정신 전문 수록, 지방자치 강화, 비상계엄 요건 강화 등과 같은 국민적 동의가 쉬운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개헌 추진을 검토하자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지난 대선 때 5·18 정신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개헌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 1호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개헌 추진을 약속했고 지난해 7월 제헌절에는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우리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면서 재차 개헌 의지를 드러냈다.이번에 이 대통령이 다시 개헌을 언급한 배경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있다. 우 의장은 지난 10일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 5·18 정신 전문 수록, 지방 균형 발전 명시 등을 우선 처리하자고 밝혔는데 이 대통령이 "일리가 있다"면서 화답한 것이다.대통령과 국회의장이 개헌 추진에 뜻을 모았지만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우 의장은 동시 투표를 위해 3월 17일까지 개헌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미 데드라인을 넘긴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선거용 개헌"이라면서 특위 구성에 협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개헌 내용이 논의의 후순위로 밀린 것도 야권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합의하기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하자는 접근은 '입맛대로 개헌', '반쪽짜리 개헌'"이라면서 권력구조 개편, 기본권 확대, 헌법 전문 개정 등과 같은 종합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특정 사안만을 골라 추진하는 '원포인트 개헌'은 자칫 졸속 개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헌법을 정권의 정치 일정에 맞춘 졸속 개정 대상으로 만드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판했다.앞서 이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기관인 감사원의 국회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공수처장·검찰총장·경찰청장 국회 임명 동의제 등 대통령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오랫동안 개헌의 핵심 의제였던 권력 구조 개편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지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년 연임제 도입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가 가능해지면 그 책임성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4년 연임제도 개헌 검토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묻는 말에 "대통령은 지방자치 강화나 계엄 요건 강화와 같은 국민적 합의가 가능한 사안은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면서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말한 바 없다. 제일 중요한 건 국민적 합의라는 부분"이라고 답했다.이 대통령은 국민적 합의 가능성이 높은 개헌안을 먼저 추진하고 정치권과 여론의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은 점진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권력 구조 개편과 같은 개헌은 다른 국정 이슈를 빨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만약 이 대통령과 우 의장의 계획대로 단계적 개헌이 실현된다면 39년 동안 멈춰있던 개헌은 현 정부에서 최소 두 차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한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 대통령의 개헌 검토 지시에 따라 법리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법무부는 법무 행정 주무 부처로서 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하며 필요한 사항을 충실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