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개월 내 완료 시사'협력 안 하면 철수' 경고성 메시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배치된 미군 병력 일부를 줄이기로 하면서, 글로벌 안보 지형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단순한 병력 조정이 아니라 동맹국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3일 백악관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로이터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각) 약 5000명 규모의 병력을 독일에서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번 조치는 향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유럽 지역 전반의 군사 배치 상황을 재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하면서, 작전 환경과 전략적 필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는 약 3만6000명 수준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가 빠지게 되면 전체 규모는 약 3만10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독일은 일본에 이어 미군 해외 주둔 규모가 큰 국가로, 유럽사령부와 아프리카사령부가 위치해 있고 람슈타인 공군기지 등 핵심 거점을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언급 이후 빠르게 구체화됐다. 그는 며칠 전부터 독일 주둔 병력 감축 가능성을 시사해 왔는데, 실제 발표까지 이어지면서 현실화됐다. 특히 최근 독일 지도부의 발언과 맞물려 정치적 의미가 더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중동 정세와 관련해 미국의 대응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이후, 양측 간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는 해당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반응도 제기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군사적 기여 부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특히 중동 정세와 관련해 일부 유럽 국가들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이번 병력 이동을 단순 철수가 아닌 재배치 개념으로 보고 있다. 일부 병력은 본토로 복귀한 뒤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이나 본토 방위 전략과 연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미국의 군사 전략 중심축이 점차 아시아·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유럽 안보 환경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군의 존재는 억지력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병력 감소가 실제 작전 능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이번 조치가 다른 동맹국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동맹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강조해 온 만큼, 향후 유사한 조치가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는 약 2만8000명 규모의 주한미군이 주둔 중이며, 최근 한미 양국은 역할 조정과 방위비 문제 등을 포함한 '동맹 현대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 일부 병력을 괌 등으로 이동하는 방안이 검토됐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던 만큼, 이번 독일 사례가 간접적인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병력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면서도, 한반도 방어와 관련된 기존의 안보 공약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에도 독일 주둔 병력 대폭 감축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약 1만2000명 규모의 재배치 계획이 발표됐지만,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해당 구상은 중단됐다. 이번 결정이 과거 정책의 연장선인지, 아니면 새로운 전략의 시작인지는 향후 전개를 지켜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조치는 단순한 병력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과 글로벌 군사 전략의 방향성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국의 대응 역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