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金 방송서 "이심정심" … 친명계 '부글'친명 "대통령 생각 언급, 당 대표로서 맞나?"쟁점 '보완수사권', 지선 이후로 미뤘지만민주 강경파 "보완수사권 폐지" 거듭 주장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정·청의 '원팀, 원보이스'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검찰 개편 입법을 전후로 사실상 '독자 노선'을 굳혀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의 '이심정심'(李心鄭心·이재명 마음이 정청래 마음) 발언은 내부에서조차 '엇박자를 가리기 위한 대통령 뜻팔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 개편의 손질 과정을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대표가 검찰 개편 최종안을 마련한 직후 처음 찾은 곳이 김 씨의 방송이라는 점에서 당 안팎에서는 '적절한 처신이었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김 씨의 방송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진원지로 지적받는 가운데 정 대표가 김 씨와 뉴스공장에 대한 여권 내 반발 기류에도 방송에 출연을 감행한 탓이다.

    지난 10일 김 씨의 방송에서 '공소 취소 거래' 의혹이 제기되자 김 씨에 대한 이 대통령·청와대·여권의 '불쾌감'이 표출되고 있었다. 당내 의원들은 '방송 출연 거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거나 김 씨 방송 자체에 대한 강경 대응 주문도 이어진 상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X(엑스·옛 트위터)에 "어떤 이유든 개혁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필요한 과잉은 안 된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이 대통령의 검찰 개편 의지를 의심하는 듯한 김 씨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같은 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한과 책임은 비례한다"며 김 씨의 방송을 거듭 겨냥했다.

    여권에서는 정 대표의 방송 출연 자체에 대해서도 "궁지에 몰린 김어준을 도와주러 뉴스공장에 출연한 것"(김영진 의원)이라는 싸늘한 반응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뉴스공장에 출연해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법을 둘러싼 당·청 간 조율 과정에 대해 "이번에는 거의 다이렉트로 청와대와 직접 (협의) 했다"는 점을 피력했다. 특히 당내 강경파가 문제삼은 '검사의 수사 개입 허용 논란 조항'(중수청법 제45조)을 삭제한 것은 '청와대'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에서는) 톤을 낮추거나 수정하는 방안을 준비했는데 청와대에서는 차라리 통째로 들어내는 것이 좋겠다. 통 편집(을 주문했다)"라면서 '해당 판단이 이 대통령의 의중이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짐작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당에서 미진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정리해 제시했고 청와대에서도 밑줄을 그어가며 세세하게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김 씨가 강경론은 이 대통령이었다는 취지로 "알려진 것과 정반대"라고 언급하자 정 대표는 "김어준 공장장 표현대로 하면 '삭제해' 이렇게 한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검찰 개편 입법 과정에서 '관리 과정'을 지적한 것도 당의 강경파가 아닌 '정부'를 향한 질책이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에서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당과 충분히 소통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정 대표가 김 씨의 방송에 나와 마치 대통령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처럼 발언한 것도 '대통령 뜻을 앞세운 정당화'라는 취지의 비판이 나온다.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19일 '뉴스공장'에 출연해 공소 취소 거래설과 정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한 의원은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느냐는 생각이 있다"면서 "자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 자체는 정부를 이끌어가는 대통령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일 테고 당에서 할 일은 당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 개편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과 엇박자를 드러내고 있다.

    당·정·청은 보완수사권 문제를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논의하기로 했으나 이 대통령은 이미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허용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에서는 일찍이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강경파인 법사위 김용민 민주당 간사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보완수사권은 사실상 직접수사권"이라며 폐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보완수사권과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 작업에 대해서도 "당이 주도권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당 안의 강경 기류가 청와대와의 단순한 견해 차이를 넘어 정 대표의 '정치 셈법'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감한 수사권 조정 문제를 선거 전면에 부각시키기보다는 선거 전까지 일정 수준 관리하면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검찰 개편 완수' 메시지는 유지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모습. ⓒ뉴시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모습. ⓒ뉴시스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지방선거 직후 치러지는 8월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행보를 이어간다는 의구심마저 갖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검찰 개편을 강성 노선으로 진행하되 단계적으로 완성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당권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대표가 지방선거와 전당대회까지 이어지는 정치 일정에 맞춰 검찰 개혁 이슈를 활용하면서도 당·청 간 갈등은 '이심정심'을 앞세워 대통령 의중으로 포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의 의도와 무관하더라도 이러한 해석이 확산되면 지지자들 간 분열 양상 또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정 대표는 '대통령 뜻팔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고려한 듯 "(일부 언론 보도에서) 이 대통령을 설득한 정청래, 밑줄 치며 검토, 이런 식으로 돼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추미애 법사위원장, 김용민 간사와 밑줄 치면서 조항을 검토한 것까지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대통령을 제가 직접 만난 적도 없고 그렇게 한 적도 없다. 마치 대통령은 개혁 의지가 없는데 제가 설득한 것처럼 (하는 것은) 이 또한 저는 갈라치기 기사 제목(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