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국무회의 외관 형성, 내란 종사 해당"'사후 계엄문' 작성·폐기 등 혐의 유죄 인정감형 이유는 물리력 행사 관여 정도 제한적
  •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 징역 23년보다 8년 감형된 형량이지만 재판부는 비상계엄 관련 핵심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고법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서울고법 내란 전담 재판부의 첫 항소심 판단이자 비상계엄 관련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 가운데 처음 나온 항소심 결론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국헌문란 목적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며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 행위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에게 연락해 의사정족수를 채우고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형식을 갖추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당시 논의된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와 관련해서도 이행 방안 논의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른바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과정에 대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인정하면서 계엄 선포문 표지 허위 작성 과정에서의 암묵적 공모 관계도 성립한다고 전했다.

    또 해당 문건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폐기와 손상에 관여했다고 보고 공용서류손상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사후 계엄 선포문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의 위증 혐의 역시 일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헌재 변론에서 "계엄 문건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부분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문건을 받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위증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통화에 대해서는 계엄 해제 방해 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와 관련해 "내란죄는 국가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중대 범죄"라며 "사회 안정성과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원칙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저버리고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며 "범행 이후에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1심보다 감형한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직접 군·경을 지휘하거나 물리력 행사에 관여한 정도는 제한적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선고 공판은 법원 결정에 따라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