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동시 투표' 겨냥 발의 … 시한 촉박野 "졸속 개헌" 반발 속 정국 충돌 격화
  • ▲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정당들과 개헌 논의를 시작하면서 정치권이 본격적인 개헌 정국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개헌 추진 지시 후 범여권이 속도전에 나서자 6·3 지방선거와 국민투표가 동시에 실시되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우 의장은 1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정당 원내대표와 '초당적 개헌 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를 열고 개헌안 공동 발의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참석하지 않았다.

    조오섭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기존의 5·18 민주화운동, 계엄 국회 승인권, 국가 균형 발전,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의장이 제시한 3가지 안에 대해 제정당의 동의를 확인했다"며 "이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은 나라의 틀을 만드는 중대한 사업이기에 국민의힘 참여가 필요하다"며 "오늘 당장 논의하기보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도록 의장과 원내대표들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2차 회의를 열고 다음 달 7일까지 개헌안 공동 발의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우 의장은 비상계엄 국회 사후 승인권, 헌법 전문에 5·18 민주주의 정신 수록, 지방 분권·지역 균형 발전 명시 등을 담은 최소한의 개헌을 주장하며 양당에 지난 17일까지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특위 설치에 반대하자 개헌에 동의하는 정당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달라는 뜻으로 보인다. 재적 의원 과반수 동의로 가능한 개헌안 발의는 국민의힘 참여 없이도 가능하다.

    개헌 방향도 구체화되고 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요건을 강화하고 국회의 사후 통제 권한을 명문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여권은 이번 개헌 논의를 '시간 싸움'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에 대한 국민 투표를 오는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려면 다음 달 초까지 발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헌법에 따르면 개헌안이 발의되면 대통령은 이를 20일 이상 공고해야 하고 국회는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국회 의결까지 마치면 30일 이내에 국민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의석 구조상 난관도 존재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19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의원 최소 10명의 이탈 없이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161명)과 범여권 군소 정당(18석), 무소속(5석·강선우 의원 제외), 개혁신당(3석)까지 모두 합쳐도 180석대 후반 수준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은)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결의문' 채택에 진정성이 있다면 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개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이) 계엄을 어렵게 만드는 개헌에 동의하면 오히려 '절윤'이라고 하는 메시지가 더 선명해질 텐데 여러 정략적인 판단을 이유로 대면서 개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개헌 추진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회의장 회동과 관련한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고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략적 개헌'이라는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개헌을 선거에 맞춘 정치 이벤트로 추진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개헌이 필요하다면 지방선거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계적·점진적 개헌 자체가 헌법을 연성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 의장은 이날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각 당과 추가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개헌안 초안이 도출되더라도 국민의힘 참여 여부와 이탈표 확보가 최대 변수로 남아 향후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