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컷오프 뒤 김수민 단독 신청김수민 1인 추가 신청에 '판짜기' 의혹조길형 사퇴·윤희근 선거운동 중단충북 의원들 "전략공천 말고 경선"
  • ▲ 김수민 전 의원. ⓒ서성진 기자
    ▲ 김수민 전 의원.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공천이 특정인을 밀기 위해 설계됐다는 의혹 속에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직인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한 뒤 추가 공모를 연 결과 김수민 전 의원만 단독 신청했다. 이와 함께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예비후보에서 사퇴했고, 윤희근 전 경찰청장도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면서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자 충북지사 공천판이 급속히 흔들리고 있다.

    엄태영, 박덕흠 등 충북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18일 장동혁 대표를 찾아가 충북지사 후보 선출에 대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엄 의원은 "어제 추가 공모로 인해 '어느 쪽으로 정해놓고 가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런 오해를 종식하기 위해 경선으로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지금 전략공천을 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며 "경선을 통해 승자가 후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직 지사 컷오프를 둘러싼 '사전 기획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엄 의원은 "대표에게 확인해 보니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컷오프는 공관위 권한이지만 도당위원장이나 다선 의원들과 상의 없이 진행된 것은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충북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해 김영환 지사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신청자 외에 추가 접수를 받아 최종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관위는 "한 사람에 대한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변화의 문제"라며 충북에서부터 시대 교체와 세대 교체를 실천할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공모 결과는 오히려 논란에 불을 붙였다. 국민의힘이 전날 밤 발표한 추가 공모 결과에 따르면 충북도지사 후보에는 김수민 전 의원 1명만 신청했다.

    충북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길형 전 충주시장과 윤희근 전 경찰청장 등 기존 주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모를 연 것 자체가 김 전 의원에게 공간을 열어주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공천 대상에서 제외된 김영환 지사는 정면으로 반발했다. 그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수민(전 충북 정무부지사)을 등록시켜 후보를 만드는 야바위 정치를 공관위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충북도민 누가 김수민을 도지사로 불러냈느냐"면서 "내가 이런 자를 키웠다니 기가 막힌다. 배신하는 정치가 개혁이고 선당후사라니 가증스럽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지사는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결정 일주일 전 이미 김수민을 면담했고 컷오프 직후에 김수민에게 추가 공모 서류를 제출하라고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추가 공모가 공개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염두에 둔 절차였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지난 16일 김 지사 컷오프 배경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에는 혁신 공천이 필요하고 아프지만 많은 점을 고려했다. 앞으로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파동은 곧바로 다른 예비후보들의 이탈로 이어졌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당은 저를 인정하지 않으며 제가 있을 곳도 아닌 것 같다"면서 "저는 국민의힘에 제출한 공천 심사를 취소하겠다. 이 당의 소속으로 등록한 예비후보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는 어차피 뜻대로 할 테니 원하는 것이 누구든 조속히 결론을 내려 그 후보가 승리하고 다른 후보에게 희망과 힘이 되어주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며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해주시고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말씀을 듣겠다"고 했다.

    김수민 전 의원은 전날 추가 공모 마감 시한인 오후 6시를 9분여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대로는 건강한 보수가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충북 발전에 대한 마음으로 합리적인 보수 재건에 대한 마음으로 나선다"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공천 갈등은 법정 싸움으로도 번졌다. 김영환 지사 측 소송 대리인은 전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김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헌당규에 있는 내용 가운데 컷오프 규정에 한 건도 관여된 바 없는데 공관위원장이 저를 컷오프할 권리가 있는가"라면서 사법부 판단을 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김 지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공천 파동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전날 청탁금지법 위반 및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로 김 지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국외 출장 여비 명목의 현금을 받고 괴산 농막 인테리어 비용을 대납받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히 인테리어 비용 대납이 특정 식품업체의 스마트팜 사업 참여와 관련됐을 가능성도 들여다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