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불출마에… 유승민~남경필, 벌써 난타전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따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구도가 일단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의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중도 탑승 가능성이 상존해 있지만, 개문발차(開門發車)한 유승민~남경필 두 후보 사이에서 벌써부터 난타전이 전개되려는 듯한 모양새다.

바른정당 원희룡 지사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초임 임기 중인 도지사로서 제주도정에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며 "업무와 대선 출마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현실적 여건상 많은 무리가 따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들기 위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제주도의 현안 업무 추진에 집중하겠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구도는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의 양자 대결 구도로 일단 좁혀졌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남경필 지사는 선거 캠프의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한 정두언 전 의원의 입을 빌려 유승민 의원에게 견제구를 두세 개 던졌다. 벌써부터 양자 간의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지려는 조짐이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날 남경필 지사의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정두언 본부장은 "TK(대구·경북) 정권이 10년인데, 국민들이 염증이 날만 하지 않겠느냐"며 "유승민 후보는 무난하게 지는 후보"라고 포문을 열었다.

또, 이날 유승민 의원이 이명박정부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낸 진수희 총괄본부장과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대변인을 대동한 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과 관련해서는 "만약 남경필 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다고 하면 말릴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거의 잊혀진 사람인데 뭣하러 만나느냐"고 특유의 독설을 뿜어냈다.

정두언 본부장은 "새로운 정치를 한다면서 옛날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게, 옛날에나 보던 장면들이고 일종의 구태(舊態)"라며 "뉴스는 되겠지만, 지지율이 오르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