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원희룡에 반기문까지 불출마… "당 상황, 사면초가 아니다" 해명
  • ▲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사진 오른쪽)는 2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왼쪽)의 대선 불출마 번복 및 재등판 가능성에 대해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라며 가능성을 열어놓는 자세를 취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사진 오른쪽)는 2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왼쪽)의 대선 불출마 번복 및 재등판 가능성에 대해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라며 가능성을 열어놓는 자세를 취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입당 불발로 바른정당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일까. 정병국 대표가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열어놓는 발언을 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2일 오전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법으로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11월 23일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가세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이전 정권과 단절된 기반 위에서 반기문 전 총장을 영입해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밑그림을 그리는데 사심없이 헌신해왔다.

    지난달 29일과 31일에도 반기문 전 총장과 이틀 간격으로 회동하며 영입에 공을 들여왔던 김무성 의원이다. 그런데 전날 반기문 전 총장이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석 달 간의 '밑그림'이 전부 허사로 돌아가면서,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병국 대표는 "어제(1일) '김무성 대표가 (대선에) 나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탄핵 국면에 이르게 된 것에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그런 사람들이 대권주자 운운하며 나오고 있는데, 분노한 사람들이 '왜 김무성 대표만 책임을 지고 안 나와야 하느냐'는 말들을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무성 대표의 불출마 선언이 참 안타깝지만, 그것(번복)은 김무성 대표가 판단할 문제인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법으로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국민 여론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정병국 대표가 전날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김무성 의원의 대선 불출마 번복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은, 보수정권을 재창출할 수권정당을 지향하며 창당했던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흥행 불발로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 최고위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차례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만 남았다. 애초부터 이 둘만 가지고 경선을 치를 구상은 없었는데, 여기에 반기문 전 총장마저 불출마 행렬을 뒤따르자, 경선을 흥행시킬 방법에 부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정병국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을 좌고우면했던 나경원 의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의 처신에 "반기문 전 총장을 고리로 그런 (탈당과 합류) 이야기들이 오가고 했었다"며 "그분들이 일찍 결단을 내리고 반 총장의 (입당) 행보에 도움을 드렸다고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당의 상황이) 사면초가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며 "당내의 남경필 지사와 유승민 대표가 어느 후보보다도 충분하게 준비가 돼 있고 좋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이분들의 진면목이 나타나면서 진짜보수와 중도보수 세력들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