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한 상황 대처하기 어려운 환경" 설명했지만 민주당 "2시부터 7시까지 나와"
  •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한 방역시설을 방문,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의 한 방역시설을 방문,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0~21일 이틀간 진행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키로 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 창궐과 북핵(北核) 대응을 뒤로 미루고 국회에 끌려나가는 모양새다.

    당초 정부 측은 국정(國政)이 '비상 상황'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국회 불출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회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은 "대통령 흉내를 내지 말라"며 황교안 권한대행의 출석을 거듭 요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5시간씩 이틀만 있으면 되는데 뭐가 부담된다는 것이냐"고 황교안 권한대행을 압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피치 못할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국회에 안 나와본 분도 아니고 오만한 태도로 보인다"고 황교안 권한대행을 맹비난하기도 했다.

    정부의 AI 비상 대응과 안보(安保) 위기는 안중에도 없다는 발언으로 해석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이틀 간의 대정부질문 중 21일 비경제 부문에만 황교안 권한대행이 출석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기세등등한 민주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민주당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결국 황교안 권한대행이 무릎을 꿇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입장 발표를 통해 "저는 이번 임시국회 본회의에 출석해서 국회와 국민들께 국정 관리방향을 말씀드리고, 의원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사안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특히 국가안보 위협 등 촌각을 다투어 긴급히 대처해야 하는 위기상황 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상시 유지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국회 출석 문제로 마치 입법부와 갈등을 초래한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는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겁게 듣고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 안정을 위해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현재 전국에 퍼지고 있는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외에 또 다른 형질의 바이러스가 발견돼 정부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기술을 완성하기 위한 추가 실험을 감행해 국제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는 AI 대책이나 안보 문제보다는 최순실 게이트를 놓고 여야가 정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바로 민생 국정에는 별다른 관심 없이 권력 쟁취에만 몰두하는 대한민국 정치권의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