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따르던 두 사람 4년만에 여야 당 대표로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민생 해결에 뜻을 모았다.

이정현 대표는 10일 김종인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 박 대통령이 '먹고 사는 문제는 절대 싸우지 않겠다. 조건 없이 협조하겠다'라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정현 대표의 발언은 김종인 대표의 발언에 답하면서 나왔다. 김종인 대표는 은근하게 이정현 대표를 향한 압박을 가하면서 새누리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김종인 대표는 먼저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잘해야 박 대통령에게도 편하고 국회 운영도 잘 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나는 여당의 협조 요구에) 전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충분히 있는 사람"이라며 "여소야대를 극복하려면 여당이 다소 양보를 해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양보해야 당·청 관계가 잘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로, 사실상 이정현 대표를 향해 기선제압을 시도한 셈이다.

당초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가 있다. 이정현 대표는 당시 박근혜 후보의 공보특보를 했었고, 김종인 대표는 국민 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김종인 대표가 내놓는 정책이 이정현 대표의 입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던 시절이었었던 셈이다.

이정현 대표로서는 김종인 대표의 스타일을 잘 알 수밖에 없다. 그는 김 대표의 공세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 박 대통령이 '먹고 사는 문제는 절대 싸우지 않겠다. 조건 없이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받아쳤다.

김종인 대표는 이 대표가 화답하자 "여름에 전기세 때문에 난리가 나 있는데 누진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언급했다. 경제에 밝은 김종인 대표가 이정현 의원에 민생 현안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이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듯 "조만간 관계자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며 "진지하게 살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