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단일화 가시화되자 방향 전환… 후보자 대신 김무성에 공세
  • ▲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새누리당 이주영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오는 8.9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는 새누리당 이주영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범친박계 당권 주자인 새누리당 이주영 후보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전당대회를 뒤에서 조종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박계 단일화 논의가 이미 실무 단계에 들어서자 후보자에 대한 공격 대신 김 전 대표로 공격의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주영 후보는 5일 TBS라디오 〈열린 아침 김만흠입니다〉에 출연해 "(김무성 대표 또한)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큰 책임이 있는 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친박만 책임이 있고 비박은 책임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계파혁신을 해야 하는데 비박계가 단일화를 하면 반혁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계파 프레임 속에서 오로지 승리만을 위해 계속 단일화를 시도하는 것은 원칙이 아닌 명분이 없는 야합"이라며 "김무성 전 대표께서 뒤에서 (단일화를) 조종한다고 하면 우리 당의 미래가 더욱더 암울해지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쐈다.

    그는 "비박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뒤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공연하게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시지 않느냐"고 거듭 공세를 폈다.

    앞서 이주영 후보는 최경환 의원과 서청원 의원이 친박계의 단일화 후보로 거론되던 시절에도 "친박계 단일화는 없다"며 "내 출마는 상수"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친박계는 물론이고 비박계 역시 인위적인 단일화에 반대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친박계의 교통정리 움직임을 반(反)혁신이라 반발했던 비박계에서 이제 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은 모순적 행태라는 것이다.

    이주영 후보는 비박은 계파가 아니라는 주장에도 "비박은 친이의 연장선"이라며 반박했다. 2007년 당시 친이, 친박으로 나뉘었던 계파가 친박, 비박으로 분류가 됐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김무성 전 대표의 안보 인식도 문제 삼았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문제를 TK의원들과 논의하기 위해 청와대서 회동을 가진 사건에 대해 김 전 대표가 적절치 않다고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 후보는 "김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서 대립각을 세워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되지만, 안보 문제에 대해서까지 그렇게 해선 안된다"며 "민심을 잘 듣고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 것이지,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게 위해, 이런건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다만 이주영 후보는 비박에 대한 공세를 펴는 것이 강성 친박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비박계가 단일화한다고 나 또한 계파대결 구도를 만드는데 나설 수 있느냐"며 친박 단일화엔 선을 그었다. 친박과 비박 간 세결집 충분히 됐다고 보고 가운데 있는 범친박 표도 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후보는 대선후보 경선에 올라설 잠재적 영입 대상으로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고문,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 김영란 전 대법관을 거론했다. 친박계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대선후보로 낙점했다는 설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영 후보는 "새누리당에 유력 대선 주자가 없다는 상실감 같은 게 있다"면서 "대선 흥행을 위해 개방과 공정, 두 키워드를 가지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비롯한 우리와 정책 철학을 같이할 수 있는 분들을 대선주자로 키워가자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