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도 반대 성명에 동조… "청년위원장, 앞으로 1천만원 내야 하나"
  •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자로 출마한 이주영 의원이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자로 출마한 이주영 의원이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8·9 전당대회 당권 경쟁 와중에 돌연 제기된 청년최고위원의 청년위원장 겸직 논란에 대해 각각 유력한 당대표 후보자, 최고위원 후보자인 이주영 의원과 정용기 의원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창수, 이부형 청년최고위원 후보자 등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반대 움직임에 무게를 실어주는 입장 표명이라 주목된다.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인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2일 성명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갑자기 청년최고위원과 청년위원장을 겸직하는 결정을 발표했다"며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들은 물론 이들을 지지하고 있는 전국의 많은 새누리당 청년들을 실망시키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최고위원 후보자인 정용기 의원(재선·대전 대덕)도 성명을 내고 "겸직 결정은 애초에 청년최고위원을 도입한 취지와 맞지 않고, 청년층 외연 확대의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라며 "앞으로 청년위원장이 되고 싶은 청년은 1000만 원의 기탁금과 함께 막대한 선거 비용을 치러야 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 직후 "청년위원장 임명 방식은 청년최고위원이 청년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미 청년최고위원 후보자가 다 입후보한 뒤 첫 번째 합동연설까지 마친 상황에서 갑작스레 지위와 관련한 중대한 의결이 이뤄진 셈이다.

    내년 12월 대선의 핵심 쟁점이 될 청년 문제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청년최고위원을 일부러 신설했는데, 다시 이를 청년위원장과 겸직토록 한다는 것은 퇴행(退行)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애초에 청년최고위원을 신설하기로 했을 때에는 기존에 존재하던 청년위원장과는 의의와 영역이 다른 것으로 설정돼 있었는데 이를 겸직하도록 하면, 청년최고위원의 활동 범위가 과거 관례적으로 정해져 있던 청년위원장의 활동 범위 밖으로 확대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8·9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청년최고위원이 다른 최고위원들처럼 지도부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기보다는 기존 청년위원장이 명칭만 바뀐 것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유창수 후보자가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로 출마한 유창수 후보자가 31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유창수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는 비대위의 결정이 알려진 직후 성명을 통해 "대단히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청년최고위원 후보 유창수는 혁신위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유창수 후보자는 "청년최고위원이 청년위원장을 겸직하면 청년들이 당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며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위해 이번에 청년최고위원직을 신설한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외면받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청년 조직을 키워도 모자랄 판"이라며 "거꾸로 가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이부형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도 성명을 내고 "청년최고위원이 청년위원장을 겸직한다는 결정은 금수저만 새누리당의 청년대표가 되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기존 청년위원장 선출 방식은 대의원 투표였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가능했다"며 "현재의 청년최고위원 선출 방식으로 한다면 선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청년은 금수저가 아니면 없다"고 성토했다.

    이러한 유창수, 이부형 후보자의 우려에 대해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주영 의원이 무게를 싣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청년최고위원~청년위원장 겸직 논란은 향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주영 의원은 "비대위의 이번 결정은 청년최고위원 출마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당 청년위원들이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하고 있다"며 "비대위가 겸직 결정을 재고하고 철회하기를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정용기 의원도 "새누리당의 사무처 당직자 출신으로서 실무 경험을 통해 새누리당 청년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청년최고위원이 청년위원장을 겸직하는 결정은 (8·9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될) 새로운 지도부가 결정할 수 있도록 맡겨달라"고 비대위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