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서 단일화 종용·압박 행태에 작심 비판… "주호영, 응하지 않을 것"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사진)이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있었던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비박 단일화 종용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사진)이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있었던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의 비박 단일화 종용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8·9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외곽을 돌며 '비박 단일화'를 종용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의 행동에 "당의 미래가 참 암울하다"고 작심 비판을 가했다.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4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대표까지 지낸 분이 이번 전당대회까지 계파 대결 구도를 만들어낸다고 하면 당의 미래가 참 암울하다"며 "당대표 지낸 분이 뒤에서 특정 계파, 비박, 단일화 이런 말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중단해야 한다"고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은 전날 광주광역시 5·18 국립묘역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병국~주호영 후보가 아마 주말에 단일화를 할 것"이라며 "그 때 (단일화된) 그 사람을 지원하려고 한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전당대회 일정을 살펴보면, 5일 천안, 6일 서울에서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것을 마지막으로 7일에는 전국 책임당원 선거인단이 투표를 개시한다.

    토요일인 6일에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은 주말이라 뉴스 전파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7일에 투표할 책임당원 선거인단에 영향을 미치려면 최소한 금요일인 5일까지는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기탁금 1억 원을 던진 이상 어느 한 쪽이 그냥 물러날 리도 없으니, 정병국~김용태 단일화 때처럼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면 4일엔 합의가 이뤄져야 여론조사를 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생각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셈이다. 주호영 의원이 "단일화는 없다"고 공언하는 상황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겸허한 경청'을 제쳐두고 외곽에서 노골적으로 '단일화'를 언급한 것은 종용을 넘어 압박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주영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누가 당을 화합시키고 정권재창출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인가만 보고 가면 된다"며 "지금 나온 다섯 분들은 계파 간의 갈등에 있어서는 극단에 있는 분들이 아니고, 모두 다 자유로운 행보를 해온 분들이기 때문에 누가 적임자인지 이런 각도에서 생각을 하도록 내버려두라"고 촉구했다.

    이른바 '총선 패배 책임'을 져야 할 '친박 핵심' '강성 친박'이 직접 출마한 것도 아닌데, 김무성 전 대표의 당권 경쟁 개입이 도를 넘었다는 꾸지람이다. 평소 절제된 단어 선택과 점잖은 언행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주영 의원의 성품을 고려할 때, 최고 수위의 비판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무성 전 대표가 아무리 외곽에서 종용을 하고 압박을 해도 단일화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일축했다. 설령 비박계가 계파 프레임 속에서 끝내 '2단계 단일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더라도 자신은 대응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이주영 의원은 "주호영 의원은 시종일관 '계파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비박 단일화에 응할 명분이 없다"며 "(비박 단일화에) 끌어들인다는 것은 주호영 의원을 모독하는 것이고, 주호영 의원은 그런 협상에 응할 분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장담했다.

    이어 "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계파 간의 싸움을 끝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며 "어떤 계파든 단일화는 애당(愛黨)정신과 혁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나아가 "그런 의미에서 친박계 의원들의 단일화도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혀, 설사 비박계가 주말에 전격적인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에 대응하는 친박계의 단일화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