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부위원장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의 모럴, 새롭게 정립" 다짐
  • ▲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4·13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 야당 의원 열 명 몫의 일을 하겠다며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슈퍼맨 테마의 슈퍼맨 유세를 하고 있는 장면.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4·13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 야당 의원 열 명 몫의 일을 하겠다며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슈퍼맨 테마의 슈퍼맨 유세를 하고 있는 장면.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전 농식품부장관·전북 전주을)이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중앙당 윤리위원으로 선임돼 인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윤리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계기로 국회의원의 윤리·도덕성 문제가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상황이라, 윤리위원들의 면면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비대위에서 의결된 윤리위 구성안에 따르면, 7인의 윤리위원 중 정운천 의원을 제외한 6인이 당외(黨外) 인사로 구성됐다. 정운천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윤리위원으로 선임돼 윤리위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와 관련, 여권에서는 정운천 의원이 험지(險地) 중의 험지인 전라북도에서 현 여권 출신으로는 20년 만에 당선된 점이 고려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험지에서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 등을 치르며 여러 번 분루를 삼켰음에도 7년 이상 묵묵히 지역구 활동을 하며 지역구민들과 직접 대면접촉을 중시하는 정치 활동을 해왔다보니, 아무래도 기성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윤리위 부위원장을 맡게 된 정운천 의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그것은 그렇다"며 "현장 민심이 실제로 그러하니까 그런 국민의 눈높이를 가감없이 전달을 해서 정치권의 잘못된 관례를 고쳐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 4·13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 열 명 몫의 일을 하겠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정운천 의원 사무소 외벽에 붙어 있던 장면. 정운천 의원이 4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새만금개발청의 전북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그 시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를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한 윤리위원이자 중앙당 윤리위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4·13 총선 선거운동기간 중 열 명 몫의 일을 하겠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정운천 의원 사무소 외벽에 붙어 있던 장면. 정운천 의원이 4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새만금개발청의 전북 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그 시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를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한 윤리위원이자 중앙당 윤리위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사실 정운천 의원은 이미 할 일이 너무나도 많은 상황이다. 4·13 총선 선거운동기간 동안 '전북발전당'의 역할을 맡아 야당 의원 열 명 몫의 일을 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윤리위원 구성안이 발표되던 그 순간에도 정운천 의원은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에 있는 새만금개발청의 전북 이전을 촉구하고 있었다.

    정운천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윤리위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는 걸 박명재 사무총장으로부터 연락받긴 했는데 사실 어리둥절하더라"며 "우리 도민,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는데, 나를 가만 놔두지를 않는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총선 기간 중에 '슈퍼맨'처럼 일하겠다는 뜻에서 '슈퍼맨 유세'를 했던 정운천 의원이다. 전북을 위해서도 할 일이 많지만, 윤리위 부위원장을 맡은 만큼 몸이 열 개인 것처럼 모든 역할에 최선을 다해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운천 의원은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것은 10~20년 전에는 그냥 관행으로 해왔지만, 지금은 우리 사회가 취직도 절벽이고 어려워서, 금수저 은수저 느낌으로 들어가는 것을 도저히 국민이 용납 못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회의 모럴(도덕성)이 새롭게 정립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20대 국회 초입에서 그러한 일들을 다 정리했으면 좋겠다"며 "외부에서 들어온 분들이 대부분이니, 그 분들과 국민이 원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도를 과감하고 투명하게 만들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자신을 윤리위 부위원장으로 인선한 비대위를 향해서도 주문을 아끼지 않았다. 정운천 의원은 "윤리위는 문제가 터지고나서 정리하는 역할이니, 초동에 예방할 수 있도록 비대위에서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정했으면 좋겠다"며 "도덕적인 부분에서 새누리당은 어떤 기준을 둘 것인지 윤리위와 비대위가 함께 고민해서 새로운 각도에서 잣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