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사단 정훈장교로 참전한 故한동목 중령이 직접 촬
  • 영천의 피난민 행렬 1950.8ⓒ육군본부
    ▲ 영천의 피난민 행렬 1950.8ⓒ육군본부

    육군은 6·25전쟁 당시 전투부대 정훈장교가 생생한 전투현장을 직접 촬영한 사진을 기증받아 그 중 일부를 공개했다.

    미군이나 외신 종군기자가 찍은 6·25전쟁사진은 현재까지 많이 남아 있으나, 한국군의 시각으로 촬영한 사진은 극히 드물어 사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쟁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사람은 故한동목 중령. 한 중령은 1950년 1월 25일 육사 9기로 임관하여 1사단 15연대 정훈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6·25전쟁 기간 동안 그는 15연대를 거쳐 8사단 정훈부에서 전투부대와 함께 이동하면서 사진 촬영임무를 수행했다.

    한 중령이 촬영한 사진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서울의 모습, 38선을 넘어 북진하는 미군 고사포대대, 영천의 피난민 행렬, 8사단 장병들의 전투 장면, 판문점에서의 포로교환, 전쟁발발 4주년 당시 국군의 시가행진 등 전쟁의 실상과 현장감이 넘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 고지에서 전차사격 1953.ⓒ육군본부
    ▲ 고지에서 전차사격 1953.ⓒ육군본부

    한 중령은 전쟁 이후 이 사진을 35mm필름으로 보관하였고, 한 중령이 작고한 후에는 가족이 유품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 차남 한효섭 중령이 필름의 내용을 알기 위해 육군 기록정보관리단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필름이 전쟁 기록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가족 협의 끝에 육군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것.

    한 중령 가족이 기증한 사진은 1,500여 장에 이른다. 육군은 이 사진을 역사 및 사진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자문을 구한 결과, “역사적 가치가 높고 전쟁사 연구에 유용한 자료”라는 답을 들었다. ◦특히, 나종남 육사 교수(군사사학)는 “6·25전쟁 개전 초기부터 전후복구까지의 사진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하였다. 사진 전문가 양종훈 상명대 교수(멀티미디어학)는 “미군 종군기자가 촬영한 사진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자료로서 대규모 기획전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서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 6.25전쟁 4주년 시가행진 1954 6.25 ⓒ육군본부
    ▲ 6.25전쟁 4주년 시가행진 1954 6.25 ⓒ육군본부

    이에 따라 육군은 군사연구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등 전문기관에 기증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고증을 의뢰하였다. 또한 사진의 사료적 가치가 검증되면 전시회를 개최하고, 전쟁사 연구와 장병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육군은 지난 17일 충남 계룡대에서 故한동목 중령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기증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해석 인사사령관(중장)은 육군을 대표하여 가족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