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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으론 힘들다…반기문 대항마로 안철수 부각

더민주보다 정의당 지지층이 되레 더 열성적이기도… 이념적 중원과 거리감

입력 2016-06-06 15:14 | 수정 2016-06-08 09:32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차기 대권 도전 시사 발언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하락이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대두된 이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16.2%의 지지를 얻어, 반기문 총장(28.4%)의 뒤를 이어 2위를 달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1.9%로 3위였다.

31일 MBC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16.2%)가 반기문 총장(31.6%)의 뒤를 이어 2위였고, 안철수 대표(11.0%)는 3위였다. 이달 1일 데일리안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반기문 총장(29.0%)과 문재인 전 대표(22.6%)가 각각 1~2위를 기록했고, 안철수 대표는 10.4%로 3위에 그쳤다.

이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 구도가 반기문 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견해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려해볼 때 이는 섣부른 추측일 뿐, 되레 반기문 총장의 유력한 대항마는 안철수 대표라는 게 재차 입증됐다는 견해도 나온다.

▲ 여론조사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무당층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비해 앞서는 결과가 다수 나타났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뺏고 뺏기는 관계로부터 떨어져 있는 文… 확장성 있나

반기문 총장의 대두로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두 사람이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반기문 총장이나 안철수 대표 모두 중도 영역을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다.

반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새로운 유력 후보가 대권 경쟁에 가세하는 '대격변' 속에서도 지지율 변동이 거의 없었다. 친노·친문패권 성향 지지층이라는 '콘크리트 집토끼'는 확고하지만 그만큼 표의 확장성은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경합 관계에 있는 후보들끼리는 지지율이 '출렁거린다'는 표현대로 서로 표를 뺏고 뺏기는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진보 중에서도 급진(急進)적 극단에 위치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안을 방법이 없다. '대권 레이스' 과정에서 정국의 변화에 따른 실망한 중도층이 발생하더라도 이들의 표심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향할 일은 없다는 뜻이다.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냈던 이태규 의원은 이를 가리켜 "중도 측면에서 안철수 대표와 반기문 총장은 경쟁 관계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지지층이 겹친다면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이) 일부 이탈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은 상황에 따라서 반기문 총장의 지지율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 호남만을 한정해 살펴보면, 특히 가상 3자 대결의 경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에 비해 우세를 보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文, 야권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安에 열세

문재인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총장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여전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3자대결을 가상했을 경우, 문재인 전 대표는 21.1%의 지지를 얻어 안철수 대표(38.4%), 반기문 총장(29.4%)에 뒤이은 3위에 불과했다. 31일 MBC 여론조사에서도 호남 지역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17.3%의 지지를 얻어 안철수 대표(17.5%)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처졌다.

1일 데일리안 여론조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3자대결을 가상한 결과, 호남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29.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안철수 대표(34.8%)에 비해 열세였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기문 총장이 연고지인 충청권은 물론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 등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데, 문재인 전 대표는 연고지인 부산·경남에서도, 야권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도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야권의 적통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민의당은 야권의 적통을 강화하고 호남의 자긍심을 키워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특정 이념적 극단에 지지층이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해당 당적 후보에 비해서는 물론 다른 유력 경쟁자에게도 밀리는 지지율 3위를 기록했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념적 극단에 지지층 몰려… 정계개편시 화학적 결합 불가

내년 12월 치러질 대선까지 1년 6개월이 남은 가운데, 각종 정계 개편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결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표가 핵심 지지층을 친노친문패권주의에 의존하고 있는 관계로 표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문제다.

30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새누리당 지지층 사이에서 안철수 대표보다 지지율이 낮았고 국민의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반기문 총장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기타 정당' 지지층과 '지지 정당 모름/무응답' 층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는 반기문 총장, 안철수 대표에 뒤이은 3위였다.

31일 MBC 여론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전체적인 지지율에서 안철수 대표를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중도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야권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20.6%에 그쳐, 안철수 대표(21.7%)에게 오차범위내 열세를 보였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변함없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준 유권자 집단은 정의당 지지층 정도였다. 31일 MBC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더민주 지지층(41.6%)보다 정의당 지지층(53.5%)에서 더욱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비쳐지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이념적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래서는 내달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에 즈음한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 복귀 등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일어날 각종 정계 개편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도 "정치는 생물이고, 여러 가지 상상력이 발휘되는 곳"이라며 "내년 대선은 정치·경제·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서 전혀 새로운 구도로 바뀔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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