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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콩밭에… 與 워크숍, 상임위탓 종일 '어수선'

경선 가면 기껏 '계파 청산' 선언 물거품… "2년 임기 쪼개자" 중재안 급부상

과천(경기)=정도원 임재섭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16-06-10 17:07 | 수정 2016-06-12 21:50

▲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정책워크숍이 10일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가운데, 워크숍 도중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뭔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계파의 청산을 엄숙히 선언하고, 혁신과 협치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데 종일 어수선하다.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는 주제도 혁신·협치와는 거리가 있다. '의자'는 줄어들었는데 '경쟁자'는 많아진 탓이다.

10일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20대 국회의원 정책워크숍에서는 상임위원장 배정 문제가 최대 화두였다.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종래 가지고 있던 10개의 상임위원회에서 2개를 야당에 내줘, 상임위원장이 8개로 줄었다. 반면 상임위원장을 해야 할 3선 국회의원의 수는 22명이다. 여기에 재보선 당선·당적 이동 등으로 3선 때 미처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한 4선 국회의원 2명(신상진·조경태 의원)까지 합하면 총 24명이다.

여권 관계자들의 관측을 종합하면 실질적인 경쟁률은 2.86대1이다. 20명의 의원이 7개 상임위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운영위원장은 원내대표가 겸임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4선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의 몫으로 이미 결정돼 있다.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은 맡지 않는다.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은 부산시당위원장으로서 다른 부산 지역구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 맡을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은 상임위원장보다는 오는 8월말~9월초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며,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재선이었던 19대 국회에서 핵심 상임위인 예결위원장을 이미 지냈기 때문에 20대 국회 전반기에서 상임위원장을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렇게 몇 명의 3선 의원을 제외해도 20명의 의원이 남는다. 경쟁률이 2대1만 돼도 전·후반기에 돌아가면서 할텐데, 그렇지가 않다보니 해법이 없다. 여기에 선수(選數)·연령·지역 안배 논리까지 겹치면서 합의점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 시작에 앞서 "월요일(13일) 오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8개 상임위원장을 결정할텐데, 표 대결까지 가는 경우는 가급적 줄이자"며 "(상임위원장 희망자를) 다 소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우리가 그 길도 연구를 해보자"고 말했다. 사실상 '상임위원장 임기 쪼개기'를 제안한 것이다.

당장의 '현찰'인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할 사람은 2년 임기를 절반씩 쪼개서 하고, '어음'인 후반기 상임위원장은 2년 임기를 보장해주자는 중재안은 전날 국회부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함진규 의원이 먼저 제안했다. 함진규 의원은 당시 "상임위원장 대상자가 너무 많다"며 "임기를 2년이 아닌, 1년씩 돌아가면서 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에 비해 3선 의원이 많았던 더불어민주당이 하반기 교문위원장과 산자위원장 임기를 1년씩 쪼개서 했던 것도 '선례'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더민주는 하반기 교문위원장 2년 임기를 쪼개 설훈 의원과 박주선 의원이 1년씩 맡았다. 산자위원장도 김동철 의원과 노영민 의원이 나누어 담당했다.

▲ 새누리당 상임위원장 희망자 명단. ⓒ표=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원내대표단의 기대와는 달리 상임위원장 희망자들끼리 자율적인 합의는 잘 되지 않았다. 희망자들은 이날 워크숍 특강 등도 뒷전인채 삼삼오오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유의미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희망자들 사이의 볼멘 소리만 높아져갔다. 한 의원은 "먼저 하는 사람은 1년만 하고, 나중에 하는 사람은 2년 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하는가 하면, 다른 의원은 "하다보면 (전당대회 이후에) 사무총장 등으로 빠지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일단 2년 임기 보장'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원내대표가 욕을 얻어먹더라도 3선 의원들을 모아놓고 교통정리해야 한다"는 성토가 나오자, 이날 오후 마침내 정진석 원내대표가 3~4선 의원들을 한 방에 모아놓고 절충을 시도했다.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도 방에서 나오려던 4선 의원을 다시 밀어넣으며 합의 시도에 힘을 보탰다.

한때 방 안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나오며 극적 합의가 이뤄지는 듯 했으나, '골방 회동'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합의점을 찾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원장을 1년만 하겠다며 전격 양보한 것으로 알려진 이철우 의원은 취재진을 만나 "3선을 하고서도 (상임위원장을) 못하면 안 되니까 합리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경선을 꼭 할 필요는 없지 않나"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도 방을 나서면서 "3~4선 의원들은 당내 갈등을 피하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고집을 부리지 말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부연했다.

결국 이번 새누리당 워크숍은 굳이 국회를 떠나 진행한 취지가 무색하게도 상임위원장 배정 문제로 해가 지고 달이 뜬 형국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장 배정조차 완전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에는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에 주말간 희망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임위는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선을 하게 되면 '계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 또한 문제다.

워크숍을 마치면서 엄숙하게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은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불과 사흘 만에 다시 경선을 치르고 계파 간의 표 대결을 하게 되면 '계파 청산 선언'의 의의가 한순간에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리를 처음부터 내가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당사자들끼리 조율할 시간을 준 것"이라며 "일요일 저녁까지 (절충을) 하면 되니까 아직 시간은 있다"고, 주말 동안 상임위원장 희망자들을 설득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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