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민심을 아직도 아전인수… 신당 합류 여부 말하기는 아직 빨라"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0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에 격노한 호남 민심과 이를 우려하는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의 발언을 일부 소개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0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에 격노한 호남 민심과 이를 우려하는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의 발언을 일부 소개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전남 의원단의 만찬에 참석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 체제에 격노한 호남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0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지난 8일 이종걸 원내대표가 주재한 광주·전남 지역 의원단 만찬에서 각 지역구 의원들이 전한 호남 민심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당시 만찬에는 김동철·박주선·박지원·주승용(3선), 김영록·이윤석·장병완(재선), 권은희·박혜자·신정훈·이개호·이상직·임내현(초선) 의원 등 비노(非盧)로 분류되는 광주·전남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만찬을 주재한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영선·문병호·최원식 의원 등 수도권 지역 비노 의원들도 얼굴을 비쳤다. 강기정·우윤근 등 범친노 의원들은 불참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에 대해 언급을 하자, 참석했던 광주·전남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이 자리에서 나왔던 심각한 발언들을 일부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만찬 자리에서 "지역 민심을 보면 문재인 대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가 힘들다"며 "만약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받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더라도 80~90%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심지어는 문재인 대표와 함께 사진에 나오는 것 자체도 문제삼았다"며 "(호남) 민심이 우리 새정치연합을 지지하지 않는 게 아니고 (문재인) 대표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표만 바뀐다면 내년 총선에 또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동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재차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함께 대선주자가 연석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대표는 "보도를 봐서 알고 있기도 했고, 그 자리에서 김동철 의원이 그런 말씀을 해서 들었다"면서도 "어떤 분들은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게 옳지 않느냐고 했기 때문에 통일된 결정이 되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주승용 최고위원도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대선주자 연석 비대위는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통상의 비대위가 낫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박지원 전 대표도 "아무래도 현장을 뛰는 지역구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민심의 방향을 잘 보고 현재 이 악화된 민심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 하는 고민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면서도 "(비대위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친노(親盧) 측에서 광주·전남 의원들을 모아 만찬을 주재한 이종걸 원내대표의 처신을 비난하고, 만찬에서 나온 비대위 구성 의견에 대해 '공천 때문에 흔드는 것이며 나눠먹기하자는 뜻'이라고까지 극언한 것에 대해서는 점잖게 반박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왜 하필이면 이 때 광주를 방문해서 그러한 얘기를 나눴는가 하는 원망도 있었다더라"며 "그것은 (친노가) 광주·전남과 국민적 민심을 아직까지도 아전인수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박지원 전 대표는 야권발 신당 창당과 정계 개편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반드시 창당될 것이고 여러 세력을 통합한 창당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몇 개 그룹이 합쳐서 신당을 창당해야지, 여기도 창당하고 저기도 창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며 ""(신당은) 크든 작든 창당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광주·전남 의원들도 문재인 대표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지만, 혁신위가 활동하는 9월까지는 두고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신당이나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개인 의견이 있었지만, (전체) 광주·전남 의원들이 공감하는 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신당 창당에 힘을 보탤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러한 이야기는 아직 빠른 것 같다"고 거리를 두면서도, 정치적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