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최고위 복귀해달라"에 朱 "숙고"… 유성엽 "천정배·정동영 복당해야"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0일 주승용 최고위원과 오찬 회동을 갖고, 주승용 최고위원의 최고위원회의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0일 주승용 최고위원과 오찬 회동을 갖고, 주승용 최고위원의 최고위원회의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대표와 사진에만 함께 나와도 문제 삼는다"고 할 정도로 성난 호남 민심을 뒤늦게 감지한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호남 지역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신당 바람'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호남 상황은 문재인 친노 지도부에 분노한 민심이 견인하고 의원들은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의심되는 의원단 연쇄 회동만으로 이를 다독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이미 '상수'화된 신당 창당 움직임을 이 정도로 가라앉힐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10일 오찬을 주승용 최고위원과 함께 한 데 이어, 같은 날 만찬은 전북 지역 의원들과 같이 했다. 오는 12일에는 전남 지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주승용 최고위원과의 오찬 회동에서는 최고위 복귀 문제가 다시금 논의됐다. 문재인 대표는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당 지도부의 정상화를 위해 최고위에 돌아와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역 주민과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숙고해 보겠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5월 18일 문재인 대표와의 광주 독대 때에 비해서 진일보한 입장으로 평가된다. 당시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를 향해 '당원에게 드리는 글' 사태와 관련해 쓴소리를 하며 "이미 사퇴했기 때문에 복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었다.

    반면 10일 오찬은 그에 비해 분위기가 부드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의원 정수 확대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고 오픈프라이머리 수용도 건의했으며, 문재인 대표 역시 이를 경청하고 받아들일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주승용 최고위원은 같은 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퇴장하면서 "의원 정수를 늘려서는 안 된다는 뜻을 아까 (오찬 때) 대표에게 다 전달했고, (문재인)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 모두발언에서 의원 수를 늘리지 않겠다고 했다"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주승용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혁신위에 전권이 부여돼 있어 최고위의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의 위상이 유명무실해진 현 상황에서 최고위 복귀가 실익이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날 저녁에 열린 전북 지역 의원들과의 만찬에서도 문재인 대표를 향해 다양한 건의가 쏟아졌다.

    전북 지역 의원들은 대체로 △오픈프라이머리 수용 △강세 지역의 전략공천 반대 △인위적 물갈이 반대 등을 건의했으며, 문재인 대표도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배석했던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전북이 전체 11명 의원 중 초선이 7명이라 (인위적 물갈이는) 오히려 전북을 발전시키는 데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문재인 대표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강세 지역에서의 전략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을 공정하게 하고 지도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지면 문재인 대표도 사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그렇게 되기 전에 대표를 내려놓는다는 각오로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문재인 대표는 오는 12일에는 전남 지역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하지만 이 자리에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해 "12일에 문재인 대표가 전남 의원들을 초청해서 만찬을 하기로 했는데, 나는 그날 저녁에 목포MBC 창사 기념 프로그램에 나가기로 돼 있다"며 "내가 거기에 안 나가면 사람들이 '아, 문재인하고 박지원…' 이럴까봐 참 어렵다"라고 미리 불참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