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적인 현실 인식 드러내… '물갈이' 현실화될 것이라 내다보기도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오찬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2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오찬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의 내홍 상황에 대해서 "지금은 한 고비 넘어섰다"고 평가해, 어떤 근거로 이런 말을 한 것인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12일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일 있었던 주승용 최고위원과의 오찬 회동이 화제에 오르자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돌아와야 당이 복원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주승용 최고위원이) 복귀할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새롭게 준비들을 하고 있는데 신당·탈당·분당 이런 식의 발목을 잡는 소리들 때문에 그런 노력들이 묻힌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금은 한 고비 넘어섰다고 느낀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대전에 이어 전북 전주에서 지방순회 강연을 하며 신당 세몰이를 계속하고 있고, 지난달 16일 탈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신민당을 창당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4선 중진인 김영환 의원은 "지금은 분당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당 외곽에서의 신당 창당 움직임과 함께 당내에서는 당원들의 집단탈당이 이어지는 등 완연한 분당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의 인식은 얼핏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표로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수습의 한 고비를 넘어섰다'는 취지로 한 말인가 싶어 살펴보면 딱히 그렇게 볼 여지도 없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도 여전히 새누리당과 격차가 크고 일부 지표에서는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그리면서 격차가 되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0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39.9%, 새정치민주연합은 26.1%를 기록했다. 양당 간의 격차는 지난주(8.4%p) 대비 5.4%p가 더 벌어져 13.8%p가 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7일 발표된 정당 지지율 조사도 대동소이하다. 새누리당 38%, 새정치민주연합 22%로 격차는 지난주 대비 2%p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양당 간의 지지율 격차는 16%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일주일 단위로 발표되는 여론조사에 대해서 불만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표는 "말하자면 주가 같은 것인데 그게 아니지 않느냐"며 "바깥에서 좀 뭐하면 전혀 (지지율 변화를) 예상하지 못하게 되고…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다"라고 잘라 말했다.

    아무튼 문재인 대표가 "한 고비 넘어섰다"는 낙관적인 현실 인식을 드러냄에 따라, 야권발 정계 개편의 움직임이 과연 문재인 대표의 자신감 섞인 기대대로 잦아들지 아니면 되레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 평이다.

    이러한 자신감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문재인 대표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인적 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이 화제에 오르자, 문재인 대표는 "(불출마 선언을) 언론의 속보 경쟁하듯이 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어 중진 의원 용퇴·586 적지 출마 등 이른바 '물갈이' 요구와 관련해서는 "(물갈이가) 필요하다 아니다로 답할 문제는 아니고, 선거가 다가올수록 그런 이야기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김부겸 전 의원이) 당을 위해 대구에 내려간 것이 주민들에게 좋게 다가갔듯이, 그런 식의 요구가 생길 수도 있고 당 스스로도 아마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당 내홍이 "한 고비 넘어섰다"면서도, 조만간 구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교체 논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준영 전 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1971년 대선 후보로 출마할 때 속했던 신민당이라는 당명을 되살려 창당 작업에 나서기로 했고, 원외에서는 마포에 당사를 둔 민주당과 이 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민석 전 의원이 최근 활동 빈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명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역시 당 외곽에서 이뤄지는 신당 창당 움직임과 이것이 구 민주당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는 호남 민심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을 여전히 신경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고, 우리 당을 지지해왔던 분들이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애정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당 행사를 하면 거기서 인사말씀하시는 분들마다 당명 실수하지 않는 분이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난 1955년 9월 18일 해공 신익희·유석 조병옥 등이 중심이 돼 민주당을 창당했던 것을 기념해 새정치연합 민주당6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 오는 9월 18일 기념행사를 하기로 한 점을 가리키며 "그 즈음에 뭔가 (당명 변경에 관한) 논의들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기사 본문 중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8월 3~7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통계보정을 했다. 응답률은 전화면접 18.8% 자동응답 5.4%로 최종 2500명이 응답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또, 갤럽 여론조사는 8월 4~6일 3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17%로 5737 통화 중 최종 1000명이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