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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14일 발표한 광복 70주년 메시지를 통해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약속이라도 한듯 한목소리로 양당(새누리당~새정치연합) 체제 극복을 외치고 나섰다.
김한길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 내 비노(非盧·비노무현)계의 구심점으로 당내에서 문재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고, 천정배 의원은 당 외곽에서 신당 창당의 중심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야권에서는 두 인물의 광복 70주년 메시지가 합치하는 것을 주목하는 모양새다.
김한길 전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광복 70년 단상'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던졌다.
이 글에서 김한길 전 대표는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헌법에 명시한 것처럼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위해 국정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립의 양당 정치 체제를 극복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오늘의 대한민국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산화한 선열들의 피와 땀의 토대 위에 건설됐다"며 "대한민국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위해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당 체제 극복 뿐만 아니라, 창조적 파괴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한 것이 주목된다. 최근 박주선·조경태 의원 등 원내에서 뿐만 아니라 정대철 상임고문·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등 원외에서도 야권발 정계 개편의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등 당의 원심력이 커져가는 상황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김한길 대표 측 관계자는 복수 매체와의 통화에서 "김한길 전 대표가 요즘 들어 당내외의 여러 분들과 만나면서 그런 (신당과 관련된) 분위기를 많이 느낀다더라"며 "우리의 눈이 아니라 국민의 눈으로 우리를 볼 때"라고, 메시지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튿날 천정배 의원이 발표한 성명은 이에 호응하는 형태로 이뤄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15일 개인 명의 성명을 통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양대 정당은 서로 갈등하지만,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기득권을 나눠갖고 있을 뿐"이라며 "적대적 공존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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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15일 발표한 광복 70주년 성명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존의 카르텔을 깨고 새로운 개혁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아울러 "양대 기득권 정당의 카르텔 구조를 깨고 새 판을 짜야 한다"며 "한국 정치의 새 판을 짤 개혁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은 양당 체제를 극복할 제3의 정치 세력이 등장해야 할 필요성을 짚는 부분에서도 김한길 전 대표의 메시지와 노선을 같이 했다.
그는 "지난 70년의 놀라운 성취는 '내일은 더 좋아질 것' '노력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 위에 세워졌다"면서도 "저성장과 불평등이 계속되는 한 더 좋은 내일과 공정한 보상에 대한 믿음은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야를 막론한 기성 정치세력은 너무나 무기력하고 무능하다"며 "우리 사회의 각 영역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어냈다.
김한길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 모두 계속되는 경제 위기 속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양당이 '적대적 공존'만을 지속하는 채로 국민들에게 비전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새로운 정치 세력 등장의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 승리 및 후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이 야권 내부에서 점차 커져가는 가운데, 김한길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의 광복 70주년 메시지가 놀라우리만큼 일치하는 것과 관련해서 야권 내부의 관심이 비상한 상황이다.
다만 이를 통해 양자 간에 당장 어떠한 접점이 모색된다거나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야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당내에 남아 있는 김한길 전 대표의 입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조차 조심스럽고 신중한 행보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4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강연에서 "호남에서는 (신당 창당에) 의욕이 강한 분들이 많다보니 흘러넘쳐서 자꾸 보채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호남 분들은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느긋하게 (신당 창당을) 기다려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매체를 통해 발표된 염동연 전 의원의 내달 창당발기인대회와 내년 2월 창당설도 전혀 조율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천정배 의원 측 관계자는 염동연 전 의원의 이른바 '신당 창당 로드맵'과 관련해 "전혀 그런 논의를 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