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중도 퇴장 "본질·핵심 비껴가고, 공심위가 해야 할 일만 하고 있어"
  •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20일 당무위원회의 도중 퇴장하면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을 규정한 혁신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은 20일 당무위원회의 도중 퇴장하면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을 규정한 혁신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칭 '혁신'의 최종 종착점은 어디가 될 것인가. 새정치민주연합 당무위원회에 상정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에 관한 당헌·당규 제정안이 다양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동상이몽 당무위가 의미하는 것이 중앙위에서의 '한판 뒤집기'인지, 아니면 그 이상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새정치연합은 20일 오전 국회본청 246호에서 당무위원회의를 열고 △5본부장제 △당무감사원 △당원소환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등과 관련한 당규의 제·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당무위가 종료된 직후인 오후 12시 30분 무렵 취재진과 만나 "(혁신위가) 제출한 당규 제·개정안 네 가지가 모두 다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선출직공직자평가위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었지만 적절한 답변을 통해 (의문이) 모두 다 해소되면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질문이 집중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를 100%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내부인이 참여하면 본인(국회의원)들이 해온 것을 본인들이 스스로 평가하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외부인이 전원 (평가위원을) 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씀드려서 이해가 됐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날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한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

    국회 교문위원장인 박주선 의원은 이날 당무위원회의에서 혁신안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중도 퇴장했다.

    박주선 의원은 "(지방선거 등에서) 공천한 사람이 따로 있고 선거를 지원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공천권자가 잘못해서 패배한 것을 가지고 어떻게 지역 국회의원에게 책임을 지라 하느냐"며 "(지역에서) 정당 득표율이 낮으면 중앙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먼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제대로 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도 (당내 인사로) 구성할 수 없는 당이라면 이 당을 해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외부 인사에 의존해서 기생하는 정당으로 역할을 할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나아가 "(혁신위가)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는 비껴가고 지금 공심위(공천심사위원회)가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며 "이런 게 과연 혁신이고, 당이 이렇게 해서 살아날 수 있겠느냐"고 일침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명시적인 반대 발언이 있었고 그 외에도 정성호 민생본부장 등 여러 당무위원들이 이견을 피력했다. 일부에서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관련 당규 제정안을 이번 당무위원회의에서 처리하지 말고, 좀 더 세심하게 다듬어 다음 당무위에 상정하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20일 당무위원회의가 종료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무위에서 의결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 관한 혁신안이 중앙위 의결 과정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20일 당무위원회의가 종료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무위에서 의결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 관한 혁신안이 중앙위 의결 과정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지만 친노(親盧·친노무현) 당권파에서 완강하게 토론을 연장해서라도 이날 의결을 해야 한다고 고집해, 결국 이러한 뜻이 관철됐다.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은 당무위 종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용을 떠나서라도 (혁신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총 등 별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오늘 뭐 기어이 (의결) 해야 된다(고 했다)"고 말해 이같은 내용을 뒷받침했다.

    더하여 "평가위 자체를 굳이 둘 필요가 없다는 내 의견부터, 세부적 항목에 대한 다양한 부작용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은 많이 나왔다"면서도 "혁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의결이 났으니까 난 것"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견이 많았는데도 당무위에서 우격다짐식 만장일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향후 중앙위 의결 과정 등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유성엽 위원장은 "중앙위가 남아 있기 때문에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에 중앙위에서 다수가 다른 생각을 갖는다면 다른 결정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평가위나 공천관리위 등은 폐지하고 자격심사위 정도로 전환해서 자격을 통과한 사람은 모두 경선장에 넣어주고 당원과 국민들이 결정하도록 하는 게,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며 "(중앙위 의결 및 향후 논의 과정에서) 앞으로도 계속 그런 주장을 하겠다"고 천명했다.

    다만 유성엽 위원장은 이날 당무위에서 어색한 '만장일치'가 중앙위에서 뒤집히는 정도로 끝나게 될지, 그 이상의 움직임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유성엽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해 "당을 하나로 통합해내는 혁신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 때는 문재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성엽 위원장은 "이번(에 당무위에 상정된) 혁신안 아무리 잘 돼도 당을 크게 하나로 통합시킬 수 없는, 미완의 혁신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직 혁신이 종료되지 않았으니, 끝까지 마지막까지 큰 통합을 위한 혁신으로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라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