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문구까지 판박이 … 위조 수준"인천·부산서도 '현역 따라하기' 공약 속출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종현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측이 13일 경쟁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 베끼기 의혹을 제기했다. 인공지능(AI) 분석 결과 정 후보 공약과 오 후보 시정 정책의 복제율이 82.8%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정 후보 공약 상당수가 기존 서울시 정책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박용찬 오 후보 선대위 대변인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 후보의 '세금이 아깝지 않은 정책(세아정)' 공약 29개 가운데 24개가 기존 정책이나 오 후보 공약을 베낀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클로드(Claude)를 활용해 정 후보의 정책 명칭과 내용, 시행 시기, 운영 방식 등 4개 항목을 기준으로 공약 유사성을 분석한 결과 복제율이 82.8%가 나왔다는 주장이다. 

    박 대변인은 "인공지능 '클로드'는 정 후보 '세아정' 공약의 싱크로율, 즉 복제 비율이 무려 82.8%라고 응답했다"며 "정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면서 '이쯤 되면 카피가 아니라 카피라이트(저작권) 침해 수준'이라고 진단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대표적인 사례로 정 후보의 '홈케어 서비스를 위한 생활민원기동대' 공약을 짚었다. 

    박 대변인은 "이 공약은 서울시가 이미 지난 2021년부터 '홈케어 서비스'라는 동일한 명칭으로 지금까지 5년째 운영해 온 정책"이라며 "정 후보가 제시한 '취약계층 1인 가구 방문 수리'라는 내용까지 서울시 사업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중앙버스 정류장 후면 보조 횡단보도 조성'에 대해서도 "오 시장의 민선 8기 '창의 행정' 우수 사례로 선정된 사업으로, 서울시가 이미 지난 2023년부터 시범 추진 중"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정 후보 공약에 적힌 '승하차 시 우회거리 단축, 하차 직후 신호를 보고 무리하게 횡단하는 사고 예방'이라는 문구조차 서울시의 보도자료 표현과 거의 동일하다"며 "이 정도면 공약 베끼기를 넘어 위조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 측은 단순한 정책 방향의 유사성을 넘어 사업 명칭과 설명 문구까지 기존 서울시 정책을 그대로 가져다 쓴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서울시의 공식 사업명을 그대로 자기 공약 명칭으로 가져온 것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6·3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신인 후보'와 국민의힘 '현역 프리미엄'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가운데 민주당 후보들의 공약이 현직 지자체장 정책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에서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내놓은 '바이오산업 혁신 공약' 7개 가운데 4개 이상이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의 기존 시정 정책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도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핵심 공약이 상당 부분 맞물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 북항 재개발, 해양·물류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 확대 등 주요 공약이 사실상 같은 방향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