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극도로 악화·분노… 인위적 물갈이로는 감동 못 줘"
  • ▲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은 6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대선주자급 비대위 체제로 당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은 6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대선주자급 비대위 체제로 당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대선주자 급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당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크나큰 고민들을 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도 안 될 때에는 '다른 판단'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동철 의원은 6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당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대선주자 급으로 비대위 체제를 구성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이 직면한 위기 상황에 관해 "위기의 근원은 당의 중심이자 뿌리인 호남 민심이 극도로 악화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호남 민심이 이렇게 악화되면 수도권의 호남 표심도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 대표는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며 "문재인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호남 민심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총선 승리도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대선주자 급으로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의 진용으로는 대표직에서 물러날 문재인 의원을 포함해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안희정 충남지사·안철수 전 대표·김부겸 전 의원 등을 구성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김동철 의원은 △문재인 대표 사퇴 △대선주자급 비대위 구성을 주장했음에도, 주장한 본인 스스로조차 문재인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측면에서는 참 본인이 선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신반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새정치연합 혁신위나 친노(親盧) 지도부가 의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위적인 '비노·호남 물갈이'에는 강한 반감을 보였다.

    앞서 조국 혁신위원은 6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거론하며 "새정치연합의 다선 중진 의원들도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김동철 의원은 "당사자가 고심 끝에 내리는 자기희생의 결단은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외부의 강요에 의해서 획일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정치적인 쇼"라며 "몇 차례 이런 것(인위적 물갈이)들이 지나갔었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들에게 그 어떤 감동도 줄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분당과 신당 창당 등 한층 활발해진 야권발 정계 개편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시기가 이르다고 보면서도, 혁신의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다른 판단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김동철 의원은 앞서 지난 6월 30일에도 이종걸 원내대표와 강창일·김영환·박지원·신학용·주승용·최원식 의원 등 비주류 중진 8인 의원이 회동한 자리에서도 혁신의 미비를 전제로 이른바 '비노 연합 신당'을 주장한 바 있으며, 당시 참석자들도 일응 놀라면서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도 "소속 의원들이 지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마어마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럴수록 이 당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지금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나 탈당·분당의 움직임은 너무 빠르다"면서도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도 안 됐을 때에는 그 때 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