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는 중동식 독감, 매년 신종 독감 나오는데 지나친 걱정할 필요 없어"
  •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강남구 대모초등학교를 방문해 위생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강남구 대모초등학교를 방문해 위생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메르스(MERS) 사태로 휴업에 들어갔다가 수업을 재개한 초중교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학교 관계자를 격려했다.

    박 대통령의 메르스 대응 현장 방문은 최일선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 정부 서울청사에 설치된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 메르스 종합관리대책본부, 서울대학교병원과 동대문상점가에 이어 다섯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강남구 대모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사실 손 씻기라든가 몇 가지 건강습관을 잘만 실천하면 메르스 같은 것은 전혀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모초등학교는 삼성서울병원과 직선거리로 800여m가량 떨어져 있으며 메르스 확산 여파로 지난 4~12일 휴교 조치를 취했었다.

    특히 메르스 예방을 위한 위생교육 수업을 참관한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는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나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 학생 여러분, 오랫동안 학교 못 나오다가 다시 나와서 선생님 뵙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니까 참 좋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데 (손 씻기를 강조하며) 이렇게 하면 얼씬도 못 할 것 같아요. 밖에 나갔다가 교실로 들어오거나 밖에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갈 때 손 씻고, 혹시 기침이 나오면 수건으로 가리거나 휴지로 가리거나. 이런 것 학생 여러분 잘 실천하고 있죠? 상대도 배려하면서 노력하면 학생 여러분도 건강해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더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메르스라는 게 어떻게 보면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매년 독감 때문에 예방주사도 맞고, 또 독감 신종이 나왔다고 하면 신종플루라고 새로운 예방주사를 맞고 거의 매년 연례행사 같이 그런 독감이 퍼지고 있는데 이번 메르스는 말하자면 중동에서 중동식 독감이라고 할 수가 있어요. 우리로서는 처음 겪다 보니까 당황스럽기도 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이제 학생 여러분들이 평소에 음식 골고루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생활주변도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하는 좋은 습관을 몸에 붙이면 이런 전염병들은 얼씬할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메르스 때문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런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고 아주 생활화하고 있으면 항상 여러분들 건강하게 지낼 수가 있어요. 똑같은 바이러스가 눈에 안 보이게 돌아다녀도 어떤 사람은 앓고 어떤 사람은 건강하게 막 다니거든요. 그만큼 면역력이라는 게 있어서 몸이 그만큼 그런 걸 쳐부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없어서 건강을 지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몸이 튼튼하기 때문에 몸이 막을 힘이 있어서 지켜지는 거예요.

    그러려면 평소에 음식 골고루 먹고, 부모님도 그러시죠. '음식 골고루 먹어라', '운동 골고루 해라' 하시는데 괜히 하시는 게 아니라 그래야 우리 몸이 병균이 있어도 막아낼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거든요. 학생 여러분들 지금 하는 거 보니까 아주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어서 다른 학생들한테도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습관을 잘 갖고 노력하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혀서 항상 튼튼하고 씩씩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메르스 발병 이후 지난 12일까지 전국 2,903개 학교가 휴교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15일 현재는 475개교로 숫자가 크게 줄었다.

    학생들과 만난 이후 박 대통령은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갖고 "(학교) 수업을 재개하는 것은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도 메르스는 의학적으로 학교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했고 권위 있는 기구에서도 수업을 해도 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사들에게 "이렇게 안전해야 학부모님들도 안심하고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실 수 있고 수업도 지속될 수가 있다. 앞으로 예방조치를 철저하게 해 주시기를 바라고 지역 보건소 등과 연계해 더욱 많이 노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학교는 안전한 곳'이라고 인식할 정도로 지원이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대모초등학교 방문 및 간담회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민관(民·官) 합동 메르스 즉각대응팀 부팀장인 김홍빈 분당 서울대병원 감염내과장 등이 함께했다.

    박 대통령은 대모초등학교 방문 뒤엔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서울여중(11~12일 휴교)에 들러 보건실과 교실을 둘러보며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 자리에선 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에게 "손 씻기의 생활화, 기침예절 등 남을 배려하는 위생의식을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체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께서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자녀들이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는 말을 접한 뒤, 의료진은 메르스를 퇴치하기 위해 희생정신을 발휘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고마운 분들이며 그 자녀들이 근거 없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