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새누리당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이 10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의 방미를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다음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미국 순방을 연기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대통령 방미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에 찬성 입장을 밝혔음에도 공개 석상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이 다시 방미연기론을 주장하는 등 '교통 정리'가 안 된 모습을 노출한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라, 결국 정상외교가 한 야당 최고위원의 말에 발목이 잡히고 만 것인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같은 날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여당 최고위원들이 방미연기론을 일축했기에 더욱 의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이 국내를 비우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 있든 미국에 있든 한국의 메르스 사태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는데 무슨 장애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불과 얼마 전 일본의 아베 총리가 오바마와 만나서 한미일 외교의 축이 일본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고 국내에서 얼마나 큰 걱정을 했느냐"며 "이번 한미 정상외교를 통해 건강한 균형을 다시 만들어내야 하고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고 상기시켰다.
나아가 "북핵 문제·경제 문제 등 국익을 위해 중요한 정상 외교인데, 일방적으로 연기하거나 취소하면 백악관도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반드시 대통령의 방미 정상외교 일정은 그대로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와 관련해서 대통령의 방미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당초 계획대로 미국을 방문하는 게 옳다"며 "국민의 생명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만, 과잉 대응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반면 새정치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은 "국민여론도 방미 반대가 53%이고 찬성 여론은 39.2%"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재고하길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재차 방미연기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앞서 5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우선인가, 아니면 미국 방문이 우선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방문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여야 정치인 중 공개 석상에서 가장 먼저 '방미연기론'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유승희·이용득 최고위원과 은수미·이목희 의원 등 야당 일각의 거듭된 '방미연기론'에 대해서는 야당 내부에서도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장 추미애 최고위원은 같은 회의 석상에서 "대통령의 방미는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번 방미에서 영구히 안보에 대한 공포를 야기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받아온다면 큰일"이라며 "대통령은 방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종걸 원내대표도 9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메르스에 대한) 국민의 고통과 함께 하겠다는 진정한 마음을 보여준다면 미국에 가시나, 여기에 계시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라며 "국민들은 충분히 (방미를 예정대로 추진해도) 이해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무렵 전격적으로 미국 순방 일정을 다시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방미 연기를 발표해 여야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