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게 뭐한다, 끔찍하게 사랑한다, 어머나 끔찍하다, 이런 말 많이 쓰는데 왜"
  • ▲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취재기자들을 향해 '끔찍하다'는 속내를 드러내 구설수에 올랐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4일 오전 새정치연합의 정책조정회의 공개 모두발언이 끝난 뒤 비공개 회의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회의실 앞 복도에 앉아있던 기자들을 보자 "여기 이렇게 앉아 있어 끔찍하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최민희 의원의 발언을 들은 기자들은 당 관계자에게 "지금 최민희 의원이 끔찍하다고 말한 것이냐"고 확인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내가 말한 것이니 나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이어 해명하던 당 관계자에게도 "내가 한 말을 그렇게 전달해서 설명하지 말라, 내가 한 말 아니냐"라고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통신사 뉴시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후 최민희 의원은 발언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끔찍하다는 게 뭐가 충격이냐"며 "끔찍하게 뭐한다, 끔찍하게 사랑한다, 어머나 끔찍하다, 이런 말 많이 쓰는데 왜"라고 말했다. 당황스러웠다는 기자의 말에도 최 의원은 "나는 그렇게 취재 안 했다"며 "이런 걸로 전화 하시는 게 더 (당황스럽다)"고 답했다.

    자신의 속내를 가감없이 토로하던 최민희 의원은 돌연 "취재를 열심히 하는 방식이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며 "문에 기자들이 붙어 있으면 '다치지 않을까'라는 생각부터 미안하기도 하고 바닥에 앉아있는 걸 보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은 미안하지 않겠나"라고 말끝을 흐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서 최민희 의원의 해당 막말을 들은 뉴시스 기자는 〈기자수첩〉을 통해 "최민희 의원은 기자들에게 무엇을 그렇게 절실하게 숨겨야할만큼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한 것인가"라며 "'비공개로 진행되는 민감한 내용은 알려고 하지 말고 당에서 공개하는 것만 받아쳐라'는 독재적 언론관이 깔려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민희 의원은 물의를 빚은 뒤인 이날 오후에도 기자들을 비꼬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의 SNS에 기자들이 취재하는 사진을 게재하며 "어딜가든 언론의 취재열기가 뜨겁다. 후레쉬 터지는 소리, 그 번쩍이는 불빛, 벽치기-귀치기 등등 무서운 취재 열정이 '정론'을 위한 것이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해 9월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휩싸인 같은 당 김현 의원을 "헌신성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