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고위서, 문재인 주승용 오영식 등 자리 비운 가운데 노랫가락 울려퍼져
  • ▲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아수라장이 된 제1야당의 공개 회의 석상에 난데없이 구성진 노래 한 소절이 울려퍼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어제 경로당에서 인절미에 김칫국을 먹으며 노래 한 소절 불러드리고 왔다"며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 한 소절을 목소리 높여 뽑았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의 첫 공개 석상 데뷔에 어버이날이 겹친 이날 회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것으로 예상한 듯, 노래 소절에 맞는 분홍색 색깔의 옷차림까지 '깔맞춤'한 상태였다. 단단히 준비한 모습이 엿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 상황이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이 서로 "사퇴하지 않으면서 사퇴할 것처럼 공갈 쳤다" "정말 사퇴하겠다"고 언쟁을 주고받은 끝에, 주승용 최고위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린 직후였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표, 오영식 최고위원, 강기정 정책위의장, 양승조 사무총장까지 전부 주승용 최고위원을 만류하러 따라나가 아수라장이 된 와중에 텅빈 회의장에서 노래 한 소절이 울려퍼진 것이다.

    유승희 최고위원이 노래를 부르자, 회의 석상에 남아 있던 일부 다른 최고위원들은 물론 배석한 당직자들도 놀랍고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허탈한 웃음소리가 낮게 들려오기도 했다.

    뒤이은 발언 순서인 추미애 최고위원은 아직 자리로 돌아오지 않은 참석자들이 많은 상황임에도 "유승희 최고위원이 노래를 끝까지 불렀으면 좋았을텐데, 한 소절만 들려주셔서 아쉽다"며 "오늘 옷도 분홍색으로 꽃같은 색의 옷을 입고 오셨는데…"라고 평했다.

    반어법적으로 일침을 가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유승희 최고위원은 환하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답례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민 끝에 모두발언 때 노래를 부르기로 하고 준비를 했더라도 분위기가 이 지경이 됐으면 자제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