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호르몬 투약한 의사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
  • ▲ 박태환 선수.ⓒ뉴데일리
    ▲ 박태환 선수.ⓒ뉴데일리

    【뉴데일리 스포츠】국제 스포츠계에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남성 호르몬을 투약해 도핑을 시도한 대한민국 수영 영웅 박태환은 "남성 호르몬이 들어간 주사인지 모르고 맞았다"며 "억울하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21일 박태환에게 남성 호르몬을 주사한 의사는 "박태환에게 성분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박태환은 자신의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에게 남성 호르몬을 주사한 의사를 법정에 세웠다. 21일 법정에 선 의사는 "남성 호르몬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고 박태환은 그 사실을 알고도 주사를 맞았다"며 "도핑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수영연맹 청문회를 앞두고 저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이 주최한 청문회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자신에게 남성 호르몬을 투약한 의사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수영연맹은 최소 2년에서 최대 4년까지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었지만 박태환의 억울함에 1년6개월이라는 도핑으로 걸린 선수들 중 가장 짧은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현재 박태환과 의사의 주장은 100% 엇갈리고 있다. 남성 호르몬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박태환과 이를 충분히 알렸다는 의사의 주장을 가려낼 수 있는 곳은 법정이 유일하다. 스포츠 영웅의 씁쓸한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관심이 법원의 판결에 집중되는 이유도 박태환과 의사의 주장이 너무나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도핑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박태환은 자신의 도핑에는 고의성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장을 찾은 많은 기자들은 박태환과 의사의 주장이 다르다는 사실을 지적했지만 박태환은 이에 대해 답변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준비한 원고를 읽으며 다른 질문에 같은 답변을 내놓기 일수였다. 

    박태환의 도핑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은 확실히 도핑을 했다는 것과 도핑 후 출전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했던 메달은 모두 잃었다는 것이다. 도핑 사실을 알았지만 박태환은 국내 대회에 버젓이 출전했고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며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대한체육회에는 국제연맹에서 도핑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에게 3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규정이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박태환은 전지훈련을 떠났다. 박태환은 불명예스러운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했다. 

    국민들은 박태환에게 괘씸죄를 묻고 있다. 이제부터 법원에서 밝혀져야 할 사실은 박태환 도핑의 고의성 유무다.  노화 방지 병원을 찾아 남성 호르몬 주사를 맞은 박태환의 행동이 정상적이라고 보는 국민들은 극히 드물다. 

    20대의 젊고 건강한 근육질의 운동선수가 남성 호르몬 수치가 일반인보다 낮다는 사실도 선뜻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박태환은 피부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태환에게 남성 호르몬 주사를 투약한 의사는 "남성 호르몬 수치가 떨어져 있어 처방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