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박근혜' 代 이은 인연, "고인의 업적은 세계 여러 국가들로부터 존경 받아"
  • ▲ 지난 1979년 10월19일 방한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도 눈에 띈다. ⓒ채널A 방송화면
    ▲ 지난 1979년 10월19일 방한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도 눈에 띈다. ⓒ채널A 방송화면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려온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타계 소식을 접하고 "애통함을 금치 못하며 리셴룽 총리를 비롯한 유가족과 싱가포르 국민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리콴유 전 총리 서거에 즈음한 성명'을 내고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은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서,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면서 탁월한 리더십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싱가포르를 세계속의 금융-물류 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키셨다.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일류 국가로 변모시키기 위해 헌신해 오신 고인의 업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다.

    고인은 수 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들의 친구였다. 싱가포르 국민들에게는 추앙받는 지도자이시며,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큰 귀감이 되신 리콴유 전 총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향년 91세를 일기로 타계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는 생전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첫 방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되기 일주일 전인 1979년 10월19일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작고한 모친인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18년 재임 기간 그(박정희 전 대통령)는 경제적 근대화를 열망하는 훈련되고 단결된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경제 번영을 이룩했다. 나는 한국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단호한 결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당시 정상회담 후 만찬에서는 "어떤 지도자들은 언론과 여론조사에 호의적 평가를 받는 데 관심과 정력을 소모하지만 다른 지도자들은 일에 집중하고 평가는 역사에 맡긴다. 만약 각하께서 눈앞의 현실에만 집착하는 분이었다면 오늘 우리가 보는 이런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이후 리콴유 전 총리가 한국을 떠난 뒤 닷새 만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측근인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암살됐다.

    그리고 27여년이 지나 박근혜 대통령은 2006년 한나라당 대표로 지방선거를 지휘하던 때 흉기 테러를 당하기 직전 리콴유 전 총리를 면담했다. 이듬해 싱가포르에서도 회동해 정치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2007년 자서전에서 리콴유 총리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리 수상 부부는 나에게 부모님 같은 정을 주시는 분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