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관계자 "연봉 30억 원으로 부를 수 있는 유명 감독은 없다"
  • ▲ 울리 슈틸리케 감독선임 관련 기자회견하는 이용수 기술위원장.ⓒ뉴데일리DB
    ▲ 울리 슈틸리케 감독선임 관련 기자회견하는 이용수 기술위원장.ⓒ뉴데일리DB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는 지난 5일 앞으로 4년간 국가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으로 울리 슈틸리케(60·독일)를 선임했다. 이를 두고 대표팀의 저조한 성적에 성난 축구팬들 등 여론을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출국한 이용수 기술위원장(55)은 당초 15일까지 4~5명의 감독을 만나고 올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3일 조기 귀국해 독일인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1989년 선수 은퇴 후 35살의 젊은 나이로 스위스 국가대표팀의 감독으로 데뷔했으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에 실패하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2006년 코트디부아르 대표팀 감독을 맡았는데 이는 독일 월드컵이 끝난 이후였다.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스위스 프로축구 감독으로도 독일 프로축구 2부리그 감독으로도 또 스페인 프로축구 2부리그 감독으로도 활약했지만 5년간 단 한번도 팀을 정상권으로 이끌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의 유소년, 청소년 대표팀을 맡았지만 이들을 이끌고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를 일부 인정했다.

    이용수 위원장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우리 대표팀을 맡으면서 앞으로 좋은 기록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의 사정을 잘 아는 현직 프로축구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한 요소는 연봉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을 선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봉 80억 원이상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연봉 30억 원으로 국내 축구팬들이 원하는 외국인 감독을 데려온다는 건 원래부터 무리수였다는 말이다.

    "우리가 들어서 알 수 있는 (외국인)감독을 영입하기 위해선  연봉 80억 원이상을 들여야 한다. 현재 해외 프로리그를 비롯해 국가대표팀 감독들 중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감독의 몸값이 거의 연봉 80~90억 원으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 -현직 프로축구 감독

    또 이 프로축구 감독은 "국내 축구팬들은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4강신화를 기억한다. 그리고 외국인 감독에 대한 환상이 있다"며 "국내 팬들에게 외국인 감독이라는 존재는 한국인 감독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 대 들어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감독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감독은 조광래 단장(60·대구FC)으로 21전 12승6무3패로 무려 57.1%다. 반면, 최악의 승률은 19경기에 나서 5승4무10패로 승률 26.3%에 그친 홍명보 감독(44)이 기록했다.

    또 2002년 월드컵 4강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팅크 감독(67·네덜란드)이 기록한 승률은 38전 16승11무11패로 42.1%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을 이룬 허정무 감독(59)의 승률은 43전 21승15무7패로 48.8%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일희일비' 하는 국내여론을 읽어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성과를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신임 감독에 대한 희망적인 계획을 세웠지만 실체는 아직 희미하다는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입국해 대표팀의 대 우루과이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 ▲ 울리 슈틸리케프로필.ⓒ뉴데일리DB
    ▲ 울리 슈틸리케프로필.ⓒ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