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마녀재판, 인민재판, 신문재판, 방송재판을 해대고 있다
  • <특별시론>           

              朴 대통령은 '문창극 청문회' 요청하라

                    -- 아니면 박근혜-새누리는 끝장이다 --  

  •    매카시즘이란 웬만한 리버럴까지도
    ‘공산주의적’이라고 낙인찍고 추방하려던 선풍을 의미했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선풍이었다.
    적법한 절차에 의한 조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말 한마디로 공산당 아닌 무고한 사람까지
    때려잡은 일종의 폭력이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의 민주화운동가들이 항의했던 것도
    “이게 개판이지 재판이냐?”라는 것이었다.
    유신정권은 민주법치주의를 유보한 ‘한국적 민주주의’임을 공언하긴 했다.
    “우린 민주법치주의 따위 안 한다. 어쩔래?" 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대한민국 건국정신을 완전히 부정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강압수사와 엉터리 재판을 통해
    10년, 15년, 무기, 사형에 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 후 40년이 흘렀다.
    그 때의 투사들과 1980년대의 운동가들은 지금
    야당과 ‘진보’ 진영의 지도급, 중진, 중견으로 끗발을 날리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해괴한 것은
    그들 역시 그들을 탄압했던 군사권위주의와 다르지 않게
    생사람을 공정한 심리도, 적법한 절차도 거침이 없이
    ‘친일적’ ‘반(反)민족적’ 역사관의 소지자라고 마구잡이로 때려잡고 있는 것이다.
    좌파 권위주의인 셈이다.
    지독한 시어미에게 구박받은 며느리는 훗날
    그 시어미와 똑같이 지독한 시어미가 된다더니, 그런 식인가?

       문창극 총리지명자가 교회행사에서 한 강론의 동영상 전체를 시청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내용에 ‘친일적’이라고 할 만한 대목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가 설쳐대는 KBS가 고의적으로 거두절미해서 편집한 버전만 듣고서,
    전체 언론계와 야당과 좌파진영과 심지어는 여당의 얼간망둥이들까지
    일제히 “문창극 죽여라, 문창극 죽여라” 하고
    마녀사냥, 마녀재판, 인민재판, 신문재판, 방송재판을 해대고 있다.
    몽둥이와 곡굉이만 안 들었다 뿐이지 이건 완전한 집단 린치였다.

      아니, 설령 문 후보가 박지원 말대로 ‘수구꼴통’이라 가정하더라도,
    그런 사람은 어째서 총리가 될 수 없는가?
    한미 FTA를 매국(賣國)이라고 매도하던 명백한 '꼴통 수구좌파'는
    얼마든지 국무총리를 해먹어도 괜찮지만,
    문창국 같은 신념우파는 절대로 안 된다? 
    대한민국이 언제 그렇게 좌파 획일주의로 ‘혁명’당했는가?

       이런 와중에 필자는 서울대 교수로  봉직하다가 몇 해전 정년퇴임한 L교수의 전화를 받았다. 그의 음성은 격앙돼 있었다. “
    이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 이건 좌파 매카시즘이에요.
    나는 건전한 좌파가 선거로 정권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걸 좋게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좌파가 이런 식으로 사람을 당치도 않게 ‘친일파’로 몰아 매장하려는 데는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소위 메이저 언론이라는 것들도
    거기 덩달아 동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류 선생은 이에 대해
    왜 칼럼을 안 쓰십니까?”
    ”아, 차례가 와야 쓰지 아무 때나 쓰나요”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끝낼 작정인가?

    그가 만약 문창극을 서청원 김무성 이인제 김상민 이자스민 식으로 처리하면
    그와 그의 정권, 그리고 새누리 패거리는 끝장이다.
    그는 좌파 이전에 범(汎)우파의 격렬한 배척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근혜 정권은 좌, 우 협공으로 임기 여하간에
    대박은 커녕, 쪽박을 찰 수밖에 없다.

    문창국 후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 여하에 따라선 본란(本欄)도 
    '박근혜-새누리'에 대한 가차없는 공격으로 필봉을 돌릴 것임을 분명히 해 둔다.   

       유일한 정상적 해법은
    박 대통령이 자신이 지명한 문창극 후보자에게
    헌법상의 ‘적법한 절차’를 당연히 부여하는 것이다.
    이게 유일무이한 정상성이다.

    ‘덮어놓고 자진사퇴’ 운운하는 비(非)정상성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문창극 임명동의안을 즉시 국회로 보내,
    죽이든지 어쩌든지 국회가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
    거기서 부결될 경우 문 후보자는 그에 승복하면 그 뿐이다.

       온 언론과 여, 야 정계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이건 광기(狂氣)요 공포다. 광기와 공포 앞에서 지성(知性)은 숨죽이고 있다.
    광우병 소동 때처럼... 이게 문명국인가? 이게 맑은 정신 가진 사회인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