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 잠수사 “어제 찾은 그 학생, 오늘은 가족 곁으로 가겠죠?”
  • ▲ 이상진 잠수사는 24구의 시신을 수습했고 30일 새벽에는 직접 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이상진 잠수사 제공
    ▲ 이상진 잠수사는 24구의 시신을 수습했고 30일 새벽에는 직접 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이상진 잠수사 제공


    세월호 사고 15일째인 30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5구의 시신을 더 수습했다고 밝혔다.

    언딘 리베로 바지선 위에서 육지로 나오지도 못하고 실종자 수색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관군합동구조팀은 이날 새벽 2시57분부터 3시44분까지 5층 중앙 로비와 4층 선수 좌현 부분에서 여성 1명과 남성 4명 등 총 5명의 시신을 추가 수습했다.

    이날 수습한 시신 5구 중 2구를 수습한 이상진 잠수사와 어렵게 카톡을 나눌 수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상진 잠수사는 기자에게 바지선 위의 상황을 사진으로 또는 카톡으로 알려준다.

    유속이 느려지면 바다에 들어가야 하기에 연락이 몇 시간씩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카톡을 보내 놓으면 꼭 답장을 해준다.

    30일 새벽 시신을 5구 수습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는 카톡을 보냈다.

    이상진 잠수사는 어제 직접 2구를 안고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 잠수사는 “지난밤 두 번째 익수자가 틈 사이 끼어 나오질 않았다”라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집에 간다고 드디어 간다고 달래니까 겨우 나오더라구요”라고 말을 이었다. 카톡에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위하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 ▲ 잠수사들이 잠수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상진 잠수사 제공
    ▲ 잠수사들이 잠수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상진 잠수사 제공


    시신을 수습하는 작업이 얼마나 힘든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의 감각만으로 더듬어 찾으려 하니까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상진 잠수사는 “어제 찾은 그 학생, 오늘은 가족 곁으로 가겠죠?”라며 “틈 사이 끼어 수습하면서 상처만 안 나도 좋으련만”이라고 애잔한 마음을 담아내기도 했다. 

  • 이상진 잠수사는 사고 현장에서 24구의 시신을 수습해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혼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잠수시간의 한계도 있고 앞도 보이지 않기에 팀워크가 중요하다. 한 사람이 시신을 안고 올라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러 명의 잠수사의 공동 작업이 필수”라며 같이 힘들게 일하는 민관군합동구조팀의 팀원들에게 공로를 돌렸다.

    현재 총 사망자는 210명, 실종자수는 92명이다.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