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국민들. 하지만 이들이 들고 있는 플랜카드에 적힌 '침몰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살려내자'라는 문구에는 동의할 수 없다ⓒ뉴데일리
    ▲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국민들. 하지만 이들이 들고 있는 플랜카드에 적힌 '침몰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살려내자'라는 문구에는 동의할 수 없다ⓒ뉴데일리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한다며 거리를 행진하는 국민들이 있다. 이들은 '박근혜가 책임져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칠몰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살려내자'는 문구의 플랜카드를 들고 서울 도심을 가로질렀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침몰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플랜카드를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세월호 참사와 민주주의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민주주의는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과연 세월호 참사가 국민이 가진 권력과 권한을 침해했는지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낸 대한민국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부실한 기업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던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실망감에 국민들은 분노한다. 안전불감증과 원칙둔감증에 빠진 우리들 모습에 화가 났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희생자들에게 대한 미안함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애도 행진을 벌인다. 

    거리로 나온 국민들은 딱 한 마디 '미안하다'면 충분하다. 세월호 참사를 만들어낸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국민들이기에 희생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자신들의 일자리에서 안전불감증과 원칙둔감증에 빠졌던 스스로를 깨워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정치제도가 세월호 참사와 함께 침몰했다는 주장은 불필요하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대한민국 구성원들이 모두 겪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이지만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과 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앗아간 적은 없기 때문이다. 

    촛불을 들고 나와 눈물을 흘리는 국민들에게 허용되는 것은 답답한 정부를 질타하는 것, 부도덕한 기업을 비판하는 것, 그리고 원칙은 지키지 않고 늘 좋은게 좋은거라고 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까지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침몰했다'는 플랜카드는 손에 들고 있는 촛불로 태워 없애야 할 것이다.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