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손석희는 JTBC의 프로그램 ‘뉴스9’을 통해 "이종인의 다이빙벨은 20시간 연속 잠수가 가능하다"고 말하며 '해양경찰이 답답하다'는 보도를 했다.

    다이빙벨이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게 밝혀지자 손석희는 다른 주제로 해양경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가 '구조독점'을 하고 있다"며 "해양경찰이 특혜를 줬다"는 식의 보도를 했다. 마치 구조가 늦어지는 이유가 언딘과 해경의 유착 때문이라는 보도다. 

    손석희가 제기한 의혹은 생명을 구하는 현장에서 구조업체들이 경쟁을 벌였고 구조 작업을 총괄하는 해양경찰에게 로비한 언딘이 구조 작업을 독점했다는 것이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언딘을 공격한 손석희를 따르는 후배 기자들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이런 기자들을 ‘기자’와 ‘쓰레기’를 혼합한 용어 ‘기레기’라고 불렀다. 

    대한민국에서 생명을 구하는 구조 업무를 통해 돈을 버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객선이 침몰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런 드문 일을 기대하며 사업을 하는 회사는 없다. 다만 깊은 바다에서 공사를 하는 산업잠수회사가 존재한다. 심해에 케이블을 설치하거나 유전을 개발하거나 조류 발전소를 건설하거나 산업 잠수사는 깊은 물속에서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직접 내려가서 하는 사람들이다.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도 산업잠수회사다. 해외에서 유전을 개발하고 다양한 심해 공사를 따내서 회사 매출의 90% 이상을 내는 국내 중소기업이다. 언딘 장병수 이사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고 일단 내려왔다"며 "현장에서 도울 게 없을까 대기했다"고 사고 현장에 참가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장 이사는 "전문 잠수사들과 바지선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 언딘이 나서게 됐다"며 "청해진해운은 우리가 나서고 난 뒤 간단히 계약서를 써줬다"고 말했다. 

    손석희가 제기한 의혹 중에 구조를 독점한다는 건 구조로 돈을 벌어간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말이다. 그렇다면 언딘이 구조 작업에 참여해서 돈을 벌어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조는 국가의 의무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위험에 처할 때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한다. 세월호가 침몰한 뒤 대한민국 국민들이 바다에 빠졌고 이들을 구조해야 할 의무는 해양경찰에게 있다. 해양경찰은 해군에 도움을 요청했고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일단 동원 명령을 받은 언딘은 자비를 들여 전문 잠수사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 바지선을 움직이는 기름 값도 일단은 회사 돈으로 내야한다. 일단 구조 작업에 정부의 요청으로 동원된 언딘이 치러야 할 비용은 수억 원이 넘어선다. 언딘의 장병수 이사는 "사람이 물에 빠졌다고 해서 돕기 위해 370억 수주 계약까지 미루고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데 손석희의 보도를 보면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손석희는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이종인의 ‘다이빙벨’을 위해 “20시간 연속 잠수를 할 수 있다”는 오보를 내줬다. 또 손석희는 언딘을 증거도 없이 위기에 내몰았다. 언딘을 죽이기 위해 가짜 인터뷰도 만들었다. 그런데 손석희는 아직도 사과가 없다. 

    손석희를 바라보는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JTBC가 이번 세월호 사고 현장을 중계한 방송사들 중 시청률 면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비극을 시청률과 연결한 방송 관계자들의 발언도 또 JTBC를 부러워 하는 듯 한 이들의 마음도 ‘기레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언딘은 JTBC의 보도가 나오자 즉각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며 대응했고 JTBC는 그제야 "우리가 너무 일방적인 제보만 의존하고 기사를 썼다"며 "언딘 측 입장도 알고 싶다"고 언딘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언딘 측은 "손석희가 직접 전화하라"며 일갈했고 JTBC는 언딘이 전 언론사에게 보낸 보도자료로 부랴부랴 언딘 입장을 담아 기사를 만들었다. 

    손석희는 언딘을 궁지로 내몰기 위해 강대영 잠수사를 아무런 검증도 하지 않고 인터뷰했다. 하지만 강대영 잠수사는 언딘측 관계자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으로 팽목항에서 지난 17일부터 구호식품을 먹고 유가족 숙소에서 지내는 사람이었다. 언딘은 JTBC와 강대영 잠수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실종자 가족들과 이들을 대신해 물속으로 뛰어드는 잠수사들을 진정 위한다면 팽목항은 갈매기에게 맡기고 '기레기'들은 다이빙벨처럼 철수해야 한다. 
 
뉴데일리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