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를 기어 올라가는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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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에게 측근이란?

    [야권연대는 없다]고 약속했던 
    새민련 안철수 공동대표의 배신.

    수십개의 거짓말 시리즈를 보유한
    안철수 대표인 만큼,
    이번 거짓말도 유야무야 넘어가나 보다.

    하지만 가슴에 대못이 박힌 수많은 이들은
    오늘도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한 때, 
    [안철수의 멘토]라 불릴 정도로 측근이었지만,
    지금은 안철수 대표를 향해
    거침없는 독설(毒舌)을 쏟아내고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뼈아픈 상처를 안고 조직을 떠난  
    윤여준 전 장관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속내를
    장문의 글로 토해냈다.

    2일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울림> 정치소비자협동조합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참담한 심정]을 유감 없이 드러낸
    윤여준 전 장관이다.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부끄럽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기에 한 가닥 가는 줄에 몸을 매단 채
    낭떠러지를 기어 올라가는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그 가는 줄은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저는 그 줄을 제 손으로 끊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이 여기서 언급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제3정당을 통한 새정치,
    [거센 바람]은 안철수 대표의 독선과 아집,
    [줄을 제 손으로 끊고]는 안철수 대표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윤여준 전 장관의 눈에 비친
    안철수 대표의 모습은 이러했다.

     

  • ▲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오른쪽)과 윤여준 공동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공동위원장단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오른쪽)과 윤여준 공동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공동위원장단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신념이 부족한 정치인은
    자연 눈앞의 이해득실에 매달리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만을 저울질하고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게 되기 쉽습니다.

    이렇게 가치나 신념보다는 현실적 이익을 중시하는 정치인은
    결국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되어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권력에 눈이 멀어 측근들을 외면,
    [새 정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민주당과의 밀실야합,
    구태정치의 화신 도로민주당으로 회귀,
    안철수 대표의 현재 자화상을 정확히 꼬집은 것이다.

    윤여준 전 장관은
    “이 험난한 길을 가는데 따르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남다른 열정과 용기가 필요할 것이고,
    국민은 이러한 신념의 정치인에게서
    진정성과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며
    그와 함께 기꺼이 새 정치의 길을 걸어가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뒤집어서 얘기하면,
    [신념보다 현실적 이익을 중시하는] 안철수 대표는
    국민이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새 정치의 길을 걸을 자격이 없다는

    역설(逆說)적 표현이다.

    오죽하면 그가 이런 글을 썼을까,
    윤여준 전 장관의 깊은 고심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다음은 윤여준 전 장관의 글 전문이다.

    참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지요?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석 달 동안 안철수 의원과 함께 새 정치 실현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여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에도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기에 한 가닥 가는 줄에 몸을 매단 채 낭떠러지를 기어 올라가는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그 가는 줄은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저는 그 줄을 제 손으로 끊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참담한 심정이고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부끄럽습니다.

    저는 최근까지도 가는 곳마다 새 정치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새 정치에 대해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설명이 가능할 것입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새 정치는 기존의 한국 정치에 대한 극복과 대안이어야 합니다. 국민과 유리된 채 자신들만의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치, 이분법적 흑백논리에 입각한 극한적 이념, 지역, 이해관계 투쟁으로 국민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국가의 역량을 고갈시키는 정치를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건전한 시민의식에 뿌리 내린 상향식 풀뿌리 민주정치가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폭넓은 시민적 참여와 슬기로운 국민적 지혜가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이는 민생의 정치, 각 계 각 층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통합의 정치, 민족의 명운을 개척해가는 창조의 정치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정치제도 몇 개를 바꾸고 정치인들의 행태를 일부 고친다고 해서 바로 새 정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 정치란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구조적으로 개혁함으로써 국가의 틀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다시 말하면 “피 흘리지 않는 혁명”을 뜻합니다. 물론 이러한 대변혁은 긴 시간에 걸쳐 민주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그 목표와 내용, 그리고 그 과정과 방법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 정치의 길은 매우 험난한 길입니다. 희생과 헌신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신념화하고 내면화한 정치인이라야만 끝까지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이 험난한 길을 가는데 따르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남다른 열정과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신념의 정치인에게서 진정성과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며 그와 함께 기꺼이 새 정치의 길을 걸어가고자 할 것입니다. 신념이 부족한 정치인은 자연 눈앞의 이해득실에 매달리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만을 저울질하고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가치나 신념보다는 현실적 이익을 중시하는 정치인은 결국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되어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짧은 기간의 체험을 통해 새 정치야말로 그것에 합당한 사람들만이 실현시킬 수 있는 가치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은 이 시대 우리 국민이 꾸는 진정한 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국민의 열망과 꿈을 실현하는 일에 헌신하겠다는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한데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꿈을 먹고 사는 사람은 현실에 속기 마련이라는” 말을 좀 들으면 어떻습니까. “현실에 속는 이상주의자”라는 비아냥을 들어도 개의치 맙시다.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을 어찌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2014년 4월 2일 윤여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