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급할 땐 병상 눕더니‥ "金 영입했으면 더민주 붕괴했을 것"
  • ▲ 윤여준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일
    ▲ 윤여준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일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일어나고 당의 규율이 무너져 있는 것 같은 점을 보였다"고 밝혔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창당일을 하루 앞두고 떠난 윤여준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일 '이승만 국부' 관련한 당의 행보 등 일련의 논란에 대해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일어나고 당의 규율이 무너져 있는 것 같은 점을 보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여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이) 충분한 준비 없이 탈당을 하게 되고 창당을 했다"며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고 창당 준비기간 동안 여러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위원장은 "창당 준비하는 초기에는 메시지 관리가 굉장히 중요한데 (메시지 관리가) 제대로 안 돼서 국민들한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정체성 혼란이나 당의 규율이 무너진 듯한 모습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14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4·19 묘역 참배 자리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국부'라고 평가했다가 논란이 일자 "개인적인 견해"라며 한 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 1일 공식 사과하며 재차 수습에 나서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당의 갈지(之)자 행보는 당의 정체성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를 잃는 데 한 몫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여준 전 위원장은 또한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김종인 전 의원을 겨냥해 "더민주당 보다 먼저 영입했으면 선거에서 주류 야당 세력 교체까지도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민의당이) 김종인 비대위장을 모셔왔으면 더민주는 붕괴됐을 것"이라며 "(더민주당의) 많은 의원이 나와 (국민의당은) 세력이 금방 커지고 원내교섭단체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세력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여준 전 위원장은 더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장을 "돌직구를 가진 구원투수"라고 추켜세우면서도 '그러면 국민의당이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는 질문에는 "영입하려고 노력했는지 안 했는지까지는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은 비록 안철수 의원이었지만 창당지도부로서 김종인 전 의원의 영입 노력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윤여준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이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서는 "과거 DJ나 YS처럼 확고한 지역기반이나 충성심이 강한 추종 세력 둘 다 없다"고 꼬집었다. 그의 말처럼 국민의당은 확고한 지역적 기반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여전히 전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이 천정배 의원을 끌어안고 중도노선을 표방하는 등 지역기반을 다지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여야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여준 전 위원장이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관찰자로서 국민의당의 창당 기간에 대한 평론은 잘했을지 모르나 당시 창당위원장을 맡은 책임자로서는 반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