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현수(29, 빅토르 안) 금메달 획득 소식에 그의 러시아 이름에 영향을 준 빅토르 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현수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32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이후 8년 만에 4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에 이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안현수의 금메달 소식을 축하하며 빅토르 최를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푸틴 대통령은 안현수에게 "빅토르 최의 혼을 안고 달린 빅토르 안이 승리를 거뒀다"며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고 축전을 보냈다.

    안현수가 러시아 이름으로 '빅토르'로 선택한 이유는 승리를 뜻하는 영어 '빅토리'와 발음이 비슷하고, 러시아에서 전설이 된 가수 빅토르 최를 기리기 위해서다. 

    빅토르 최는 소련의 전설적인 록 가수로 1962년 고려인 2세였던 아버지 로베르트 막사모비치 최와 우크라이나 태생의 러시아인 사이에 태어났으며, 5살 때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살았다.

    빅토르 최는 1982년 키노(KINO)라는 록그룹을 결성, '혈액형'이라는 노래를 발표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또한 '이글라'라는 영화에도 출연해 1989년 1500만 명의 관중을 동원, 그 해 오데샤에서 열린 황금의 쥬크영화제에서 최우수 배우로 선정되기도 했다.

    빅토르최는 음악성향은 펑크록 스타일에 러시아 특유의 우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저항적이며 자유지향적인 노래로 소비에트 전역의 젊은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내는 앨범마다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소련의 '문화 대통령'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빅토르 최는 1990년 8월 15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 근교에서 교통사고로 28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에트 전역에서 5명의 여자가 자살했으며,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카잔 ·키예프 ·알마아타 ·타슈겐트 등지에 생겨났다.

    또한, 모스크바 예술의 거리인 아르바트에는 빅토르 최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의 벽이 생겼으며, 1993년 모스크바 콘체르트 자르 앞 스타광장의 명예가수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빅토르 최 탄생 40주년인 지난 2002년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예술광장에 위치한 '빅토르 최 추모의 벽 앞에 추모비를 세웠고, 4년 뒤엔 헌정 영화도 만들어졌다.

    (빅토르 최,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