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일일드라마(월~금 오후 8:55분) <구암 허준> 25일 방송에서는 절대적인 신임을 하는 광해의 간청을 뿌리치고 낙향하려는 허준! 연인같이 이별의 깊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절절하면서도 아름답다!   



    허준이 선조의 어의로 있을 때 선조가 죽는다. 대소신료들은 벌떼같이 일어나 책임을 물어 참형을 하라고 했지만 간신히 이를 물리치고 광해는 허준을 유배 보낸다. 허준은 유배지에서도 평생의 소원인 우리나라에 맞는 의학서적 편찬에 전념한다. 그리고 십 수년을 매달린 의서가 드디어 완성된다. 16년간 매달려 편찬 된<동의보감>(25권)은 동양최대의 의학서로 당시 일본, 중국에서도 널리 읽힌 뛰어 난 의학서다.

    "전하 이제 의서를 끝냈습니다! 주상전하와 만 백성에게 바칩니다!"

     


     죄인으로 유배를 떠나면,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유배지에서 이탈하면 대역죄인으로 몰린다. 유배지에서 <동의보감>을 편찬하면서 내의원 의관들과 몰래 함께 일을 했다. 이 사실을 안 신하들은 또 악다구리 같이 들고 일어 나 역심을 품었으니 참형하라고 한다.

     광해는 진상파악을 하라고 하고 그 과정에서 의서들이 광해에게 전해진다. 광해는 뛰어 난 의학서적을 보고 몹시 흐뭇해 한다. 신하들의 주청을 무시하고 허준을 한양으로 불러온다. 


    왕실의 권위와 기강을 위하라는 신하들의 등쌀에 마지못해 허준을 유배보냈던 광해와 그 어려움을 다 이해하는 허준! 인생의 여러가지 고비를 함께 넘긴 서로의 마음을 아는 왕과 신하는 감격적인 해후를 한다.

    "용서하오! 부덕해서 어의를 지켜주지 못했소!
    다시는 과인 곁을 떠나지 마시오! 어의는 과인보다 더 오래 사셔야 합니다!"

    왕의 자리는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운 자리이던가? 생사여탈권을 가진 것 같은 최고의 자리이지만 정작 왕을 위하는 신하는 아무도 없다.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허준이 돌아와서 이제서야 망망대해 같은 바다에서 홀로 있는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리라 잔뜩 기대하고 있던 광해! 


     어릴 때부터 광해를 지켜 보고 어의를 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광해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는 허준은 한없이 죄송스런 마음으로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떼어 말을 한다.

    "스승의 고향인 산음에 내려가서 그곳의 병자들을 돌보며 남은 여생을 살려고 합니다!"

    "내가 어의를 믿고 의지하는 건 의술 때문만이 아니라 이 날까지 어의는 스승이자 벗이었소! 과인에게 무슨 근심이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 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소!"
    "내가 어의를 불러 들인 것은 어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과인을 위해서였소!
    과인은 어의가 필요합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소신 스승님의 무덤 앞에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가난한 병자들을 잊어버지리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스승님과의 약속은 목숨보다 소중한 것입니다!
    어리석게도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에서야 그 길을 찾았습니다!"

    "정녕 다른 길은 없겠소? 과인의 곁에서 스승과의 약조를 지킬 방도는 없는거요?"
    "과인이 부르면 언제든지 오시오! 항상 내게 달려 오시오!"

    광해의 절절하고 애절한 마음이 뼈 속으로 스며든다. 

    마치 두 사람의 이별이 운명의 연인들이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헤어지는 것을 보는 듯 하다.광해는 자신의 명으로 허준을 붙잡을 수도 있다. 오직 권력을 탐하는 야수들로 득실거리는 위험한 궁궐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위하는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허준 같은 사람을 어찌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인간적인 욕심을 부린다면 백 번 천 번 만 번을 간청한 들 보낼 수 있으랴?  


     

     

    "전하! 소신은 언제까지나 전하의 신하입니다!"

    보내는 자, 떠나려는 자, 서로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두 사람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사진출처=M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