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일일드라마(월~금 오후8:55분) '구암 허준' 12일 방송에서는 임진왜란이 끝나고서도 여전히 왕위쟁탈전과 당쟁에 여념이 없는 대신들의 온갖 협박속에서도  흔들림없이 의사의 직분에 전념한 허준과 비상으로 극약처방한 약을 믿고 먹은 광해가 드디어 깨어난다.   



    허준(김주혁)을 부른 선조(전노민)는 비상을 넣은 시탕을 멈추라고 한다. 이제 허준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유도지(남궁도민)도 말린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독살했다고 누명을 뒤집어 씌울 것입니다!"

    허준을 신뢰하던 대신들도 허준이 맡고 나서 병세가 더 악화되었다고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허준을 볼 때마다 들들 볶는다.
    그렇다고 허준은 한 번도 섣부른 소리를 하는 법 없이 경과를 곧이 곧대로 얘기한다.

    "겉으로 보는 병증으로 섣부른 판단을 해선 한 됩니다!
    병자를 고치는 것은 의관의 소임이니 그만 물러나 주십시오!"

    쟁쟁한 대신들 앞에서도 조금도 물러섬이 없이 오직 의사의 직분으로로서 꼿꼿이 말한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니 누구한테나 굽힐 필요없이 당당하다.

    허준이 약 탕재에 비상을 넣었다는 것을 안 광해군(인교진) 반대파들은 허준이 자기네 뜻을 따른 줄 알고 부른다.

    "비상을 섞은 건 다 뜻한 바가 있어서 아닌가?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가 보호할 테니 아무 걱정말게!"
    "신하의 도리로서 어찌 그리 참담한 말들을 하십니까?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치료해 주실 것입니다!"

    자신은 의사로서만 전념하겠다고 몇 번씩이나 의중을 밝혔는데도 아랑곳없이 허준을 끌어들이려 계속 물고 늘어진다. 


    비상을 어떻게 약으로 쓰느냐고 도성에서도 온통 허준 이야기뿐이다.

    악인들에게 중단이란 말은 해당되지 않는다. 그들은 밤새도록 침대속에서 악한 일을 생각하고 아침이 되면 즉시 밤새도록 계획한 악한 일을 실행하러 빠른 발로 나선다. 약을 다리는 일에 함께 하는 소현(손여은)이를 납치해 협박을 한다. 부모를 죽이겠다고 협박하지만 소현이는 차마 할 수가 없다.
    그들은 이번에 자기네 수하한테 목숨을 협박한다.

    "비상을 조금 더 섞으면 약이 아니라 독이 되겠지!
    그 모든 책임은 어의가 지겠지!"


    온 세상이 허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쟁에나 이용하려는 아귀다툼속에서 목숨과 집안의 사활까지 걸린 바람 앞에 촛불같은 허준은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언제나 옳은 길을 걷는다는 것은 세상을 거슬러가는 좁은길이다.

    밤낮으로 광해를 돌보고 있는 허준은 온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하다. 

    "비상의 독한 기운이 고통으로 몰아가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겨 내셔야 합니다!
    소신을 믿고 약을 드셨습니다. 소신도 전하를 믿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십시오!"

    "어의가 말했지 않았소! 그 탕재를 먹으면 나을 거라고!"

    허준의 애타는 진심을 듣은 듯 광해가 힘없이 눈을 뜬다. 열이 내렸다.
    인간간의 서로 신뢰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꽃의 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