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월화 드라마(밤10시) <굿닥터> (연출 기민수,김진우 극본 박재범) 27일 방송에서는 고모한테서 짐승처럼 취급 받으며 자라 말도 못하는 은옥이가 시온이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입을 열어 모두를 놀라게 한다.

    시온(주원)이가 병원에서 쫓겨나고 은옥(유해정)이를 개우리에 넣고 키운 고모가 병원을 찾아온다.
    치료가 끝나지도  않은 은옥이를 데려가겠다고 병원에 와서 횡포를 부린다.
    윤서(문채원)가 완강히 반대하니 돌아갔다가 강제집행서까지 떼어와서 데려가겠다고 난리다. 


    윤서는 분개하며 어쩔줄 몰라 한다.

    "구속되어야 마땅하지 어떻게 훈방조치 될 수 있어요?" 

    아이를 사회와 완전 분리시키고 개 사육장에서 키워서 오죽하면 늑대소녀가 되었다. 
    은옥이는 장애아라 장애수당이 나온다고 한다. 그것도 고모가 다 가로챘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훈방조치로 풀려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다면 심각한 문제다. 눈에 뚜렷이 보이는 반인륜적인 이런 일은 그 어떤 이유로도 고모한테 돌려 보내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돈 때문에 어린 아이를 짐승우리에 집어 넣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런 인간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또 다시 찾아 와 은옥이를 부르자 은옥이는 무서워 사시나무 떨듯 떤다.

    이번에는 경찰을 데리고 왔다. 은옥이의 법적 보호자로서 경찰관 입회하에 데려 가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의 극적인 긴장을 위해서라지만 상식을 벗어 난 것 같다. 어떻게 고모한테 은옥이를 맡길 수 있단 말인가? 경찰이 할 일이 없어 기껏 이런 인간을 위해 입회를 선다는 말인가? 

    은옥은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고 병원 사람들과 은옥이 고모 사이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데 시온이가 슈퍼맨처럼 나타난다.

    "은옥이 데려가면 안 됩니다! 절대 안 됩니다!"

    어찌나 강력하고 단호하게 말하는지 그 누구도 거역할 엄두를 못 낼 것 같다. 이 비참하고 끔찍한 상황을 어느 누구도  막아 서는 사람이 없었는데 방관하고 있었는데  사회성이 없어 비웃음을 사는 시온이가 나선다. 




    "은옥이 한테 물어 보십시오! 은옥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주세요!"
    "은옥아! 나 왔어!"

    친구처럼 친근하면서도 다정하게 말하니 은옥이가 웃는다. 은옥은 시온의 손을 얼굴에다 대고 좋아서 웃는다.

    "고모한테 갈래? "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선생님하고 같이 있을래?"
    "어!"

    짐승같이 으르렁거리던 은옥이가 처음으로 인간의 목소리로 말하니 모두들 깜짝 놀란다.

    "은옥아! 너무 이쁘다! 사랑해!"

    머리 쓰다듬어 주는 시온이! 
    은옥이는 저절로 입가가 벌어지며 벌어진 밤송이처럼 웃는다. 보는 사람도 은옥이 따라서 같이 입이 찢어진다. 


    윤서는 너무 신기해서 시온이한테 물어본다.

    "자꾸 물어봤습니다. 배 고파? 아파? 까까 줄까? 놀래?  잠 와? 은옥 엄마가 했던 말들 입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엄마가 있었던 것을 압니다. 엄마의 느낌을 기억합니다! 
    둘이 있을 때 예쁘다!  사랑 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온이는 서글프게 말한다.

    "은옥이 부럽습니다!
    나는 엄마,아빠. 목소리, 느낌, 냄새, 함께 했던 일들 하나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세상에! 은옥이 같은 사람이 부럽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마도 자신은 아무것도 없다고 비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누군가는 부러워하는 것이 있겠지!

    자꾸 자꾸 물어봤다는 말이 가슴 찡하게 한다. 인간관계의 문제의 비밀이 이 말에 담겨있지 않을까?

    어쨌든 그래도 신기하고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