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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토,일드라마(밤8:50분) <원더풀마마> (연출 윤류해 / 극본 박현주) 28일 방송에서는 지진처럼 삶을 뒤흔드는 돈의 위력을 형제애로 이겨나가는 가슴 뭉클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훈남(정겨운)이와 영채(정유미)가 외박을 하고 영채는 일이 있어서 당분간 회사에 못 나온다고 말하는 훈남이를 보고 형 기남(안내상)이는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이사장님하고 내 문제니까 형은 모르는 척 해 줘!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할테니까!"

    기남이는 연락을 받고 은옥(김청)이네 회사로 찾아간다.

    "이렇게 인연을 맺을 줄 모르고 결례한 것 죄송합니다.
    회사 키우려면 앞으로 10배 20배 더 들어갈 것 입니다.
    장차 우리 식구가 되면, 제가 딸한테 졌습니다.

    훈남이만 O.K 하면 바로 결혼식할 겁니다.
    신경쓰고 싶지 않으니 영채, 형님이 정리해 주세요.
    전 욕심 나는 건 꼭 갖습니다. 물 건너가면 완전히 정리하겠습니다.
    투자금은 물론 9억 대출금도 상환 요구할 것 입니다."

    기남은 은옥의 마치 왕이 하인한테 지시를 내리는 듯 안하무인격의 모욕적이고 일방적인 말을 듣고 바로 결정을 내린다.

    "방금 부동산 다녀왔다. 급 매물로 내 놨다. 수진(유인영)씨 어머님한테 다 들었다.
    그만한 가치도 없는 일이다. 나한텐 네 인생보다 소중한 것은 없어!
    나 때문에 사랑을 포기한다면 그래서 불행해진다면 형을 죽이는거야!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잖아!
    넌 어제나 내 말 잘 듣는 착한 동생이잖아!"

    동생 손을 잡아주며 따뜻하게 말해주니 훈남이의 눈에서는 그저 눈물이 흘러내린다.

    동생은 청각장애인인 형과 가족들을 위해서 혼자서 어떡하든 그 짐을 지우려고 몸부림쳤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역 부족이다. 항상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훈남은 사랑을 포기하고 많은 식구들의 살 길을 선택하려고 한다.

    현실의 여러가지 문제에 부딪히면 다른 사람의 눈에는 훤히 보이는데 본인은 어찌 해야할 지 모를때가 많다.
    밥 한 끼니 더 먹은 사람이 낫다고 하지 않던가?

    비록 모두가 무시하고 우습게 보는 청각장애인이지만 한 없이 선량할 뿐만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확신을 갖고 있는 형이 중심을 잡아주고 정리해 준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평생 고생을 했고 돈이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는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게 된다.

    양심, 가치, 인간적인 도리 같은 것은 배부른 소리로 일축되고 삶의 무게 앞에 무너져 버린다.

    그런데 기남은 단칼에 잘라버린다. 기남은 수 없는 폭풍우를 맞으면서도 사람답게 사는 것을 놓지 않았다.
    돈보다도 분명한 우선순위의 가치가 분명히 세워져있다.

    더군다나 아버지의 마음으로 동생을 사랑하기 때문에 동생의 행복이 우선이다.



    형의 사랑이 훈남의 고통스럽고 강퍅해진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운동선수들의 반복되는 연습처럼 반복되는 고민과 갈등속에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수진을 찾아 가 결혼하자고 한다.

    "우리 사이 아직 분명 뭐가 남아있는거지? 진심을 보여 줘!"

    망설이다가 천천히 수진한테 다가서는 훈남이. 차마 키스를 못 한다.
    그제서야 분명하게 자신의 마음을 알게된다.

    "미안하다! 전적으로 내 생각만 한 거야.
    너만 불행하게 될 뿐이야. 그냥 여기서 끝나자!"

    '난 별수 없이 말 잘 듣는 착한 동생인가 봐!
    형! 맨 주먹으로 다시 시작하자!'

    형한테 문자를 보내고는 영채를 찾아다닌다.

    온갖 갈등으로 갈팡질팡하며 무겁게 짓누르던 어깨와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잔뜩 그늘이 졌던 얼굴에도 희망이 솟는다.

    인간이 무슨 힘으로 돈의 위력을 이길 수 있는가? 기남이와 훈남이는 형제애로 이겨냈다.
    혼자서는 아마 힘들 것이다. 혼자서 넘어졌을 때 일으킬 자가 없는 사람은 화를 이겨내기 힘들다 했다.
    혼자서는 패하지만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다고 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다.

    형제애로 하나인 두 사람은 9억이라는 부채를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서로에게 있어서 어떤 투자금보다도 투자자보다 더 믿을 만하고 든든한 투자금이요 막강한 투자자인 형제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라도 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