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정책

     괜찮을까?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가진 정치부장 만찬 간담회에서,
    가장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한 부분이 북한관련 내용이다.

    육성으로 직접 듣는 대통령의 생각은
    이 정부가 앞으로 북한 정책을 어떻게 펼쳐갈 것인지를 실감나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박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도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책임과 신뢰를 아주 강조한다.
    조근조근 북한이 어떻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모순되게 행동해왔는지 설득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북한에게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미운 7살에 접어든 말썽꾸러기 아들의 버릇을 고쳐주려고 타이르는,
    엄마의 마음과 정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개성공단 문제에서 끌려가지 않고, 국제공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오라고,
    끊임없이 인내를 가지고 설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반대 논리에 부딪칠 위험이 다분하다.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 이런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핵이 어떻게 북한을 지켜줍니까?
        소련이 핵이 없어서 해체됐습니까?

    너무나 간단한 표현이지만, 듣는 이에게 알기쉽게 이해시키기에는 참 적절하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소련과 북한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놓치고 있다.

    1. 소련에서는 역사의 시계바퀴를 꺼꾸로 돌리는 세습통치가 없었다.
         북한은 2대 세습도 부족해서 3대 세습에 접어들었다..

    2. 소련에서는 미신적이고 악랄한 우상숭배가 이뤄지지 않았다.
         레닌의 동상이 세워지기는 했지만, 그것은 위인 기념상 정도에 불과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정권이 아니다.
    자기 국민을 굶주림에 빠뜨리고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가둔다.

    오죽하면 미국 의원 중 몇 사람은,
    대놓고 북한 김정은 정권을 [조직범죄집단](criminal syndicate)이라고 불렀겠는가?

    북한의 통치집단을 정상적인, 아니 조금이라도 이성이 통하는 그런 집단으로 생각한다면,
    박 대통령의 방법론은 정답이 될 수 있다.


  • 그렇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정상적인 그런 통치기구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고통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뒤 내린 결론은 바로 이것이다.

    북한에서의 정권 교체만이 현 상태에서는 정답이라고.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 대통령이 가진 굳건한 신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 방향과는 정반대 위치에 있다.

    북한이 왜 개성공단을 폐쇄했는가?
    개성공단을 통해서 들어오는 남쪽 바람이 자기가 통치수단으로 삼는 우상숭배와 독재체제를
    조금씩 무너뜨리는 해빙의 역할을 할 것으로 걱정이 되서이다.

    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관해서 가진 신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저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느냐 하면,
    한반도에 어떻게든지 평화를 정착시키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경제 공동체까지 갈 수 있는,
    궁극적으로는 지금은 상당히 요원해 보이지만.
    어쨌든 공동발전을 이루는 길로 가겠다 하는 그런 분명한 목표가 있습니다.


    또 저는 통일이 반드시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러면 통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뭐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
    또 그런 번영을 북한의 주민들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또 혼자만 노력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 중국, 국제사회와 함께 힘을 합해서 그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것을 풀기 위해서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약하면, 신뢰를 쌓은 뒤, 평화를 정착시키고,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공동의 발전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이룰 때 가장 큰 장애가 바로 김정은 3대 세습 독재정권이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확대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몰락이 없이는 결코 이뤄질 수가 없다.

    김정은 정권은 그저 단순한 독재정권이 아니다.
    우상숭배가 극도에 달한 사교집단 범죄조직이다.
    자유의 확대는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념을 가지고 추진하는 방향은,
    김정은 정권과 필연적으로 맞부딪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곧 벽에 부딪힐 것이다.
    그 벽을 뚫는 열쇠는 단 한가지이다.
    그것은 김정은 3대 세습 독재 우상숭배 정권을 교체하는 일이다.

    이런 정도의 신념과 확신이 없으면, 대북관계에서 의미있는 돌파구는 생기지 않는다.